아이슬란드 의회가 기업과 기관을 대상으로 남녀 성별에 관계없이 직원들에게 동등한 보수를 제공토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성별에 따른 '동일노동-동일임금' 법안이 통과되면 세계 최초로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법이 만들어지게 된다.
영국 BBC는 5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에서 지난 4일 성별 임금 격차의 해소를 목적으로 하는 법안이 발표됐다"며 "이 법안은 중도 우파인 연립 정부와 야당, 양쪽 모두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BBC는 "만약 회사가 성별로 임금 차이를 두게 되면 감사 및 벌금을 받게 된다"며 "성별 임금 격차 해소 법안이 공공 및 민간 부문 모두에 적용된다면 성별뿐 아니라 인종, 종교, 장애, 산업 장애, 연령 및 성적 취향 등의 모든 차별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사회적인 논쟁을 통해 법안 합의가 이뤄진다면 2018년 1월부터 법안이 시행된다"고 덧붙였다.
톨스타인 비그른슨 아이슬란드 사회복지부 장관은 AFP 통신 인터뷰에서 "이 법안을 통해 25인 이상의 회사와 기관들은 '동등 급여 프로그램'을 수료해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이슬란드는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된 '2015년 글로벌 성별 격차 지수'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양성평등이 가장 잘 실현되는 국가지만 여성은 여전히 남성보다 17%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
BBC는 "현재 아이슬란드 의회는 약 50%의 의원직을 여성이 차지하고 있으며 2012년에는 동일한 임금을 책정토록 하는 조치를 마련해 자발적 실행을 권고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아직 많은 사람들이 성별 임금 평등 수준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슬란드 여성의 임금 평등을 위한 노력은 1975년부터 시작했다"며 "작년 10월에는 아이슬란드의 여성 직장인들이 오후 2시38분에 퇴근하는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