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의 품격’ 너무 다른 홍준표와 맷 데이먼 (영상)

입력 2017-04-05 10:40 수정 2017-04-05 11:29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위 사진 오른쪽)가 지난 4일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위 사진 왼쪽)에게 질문지를 보지 말라며 화면을 향해 손가락질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2016년 7월 14일 같은 프로그램에서 방송된 손 앵커와 맷 데이먼(오른쪽)의 인터뷰. JTBC 방송화면 촬영

대화는 주제를 정하고 시작해도 화자의 사고와 마음을 따라 흘러갈 수밖에 없다. 인터뷰 역시 마찬가지다. 인터뷰이(인터뷰에 응하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그 전개와 내용은 천차만별 달라진다. 지난 4일 종합편성채널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와 10분 동안 화상통화 형식으로 인터뷰하면서 공격적 발언을 쏟아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논란에 휩싸였다.

홍 후보는 손 앵커가 건넨 다소 불편한 질문들에 엉뚱하게 대답하고 되받아쳤다. “오랜만에 만나 좋은 이야기를 하지 뭘 자꾸 따지느냐. 작가가 써준 것을 읽지 말고 그냥 편하게 물으라”는 대목에는 비아냥거림이 담겨 있었다. “그 밑에 (질문지를) 보지 말라”며 손가락을 들어 화면을 가리키기도 했다. 생방송으로 TV화면을 보던 시청자에겐 삿대질이 됐다. 많은 시청자가 ‘막장 인터뷰’라며 조소했다.

손 앵커는 언론에서 30년 넘게 몸담은 베테랑 인터뷰어(인터뷰를 진행하는 사람)다. MBC ‘뉴스데스크’와 ‘100분 토론’, 같은 방송사 라디오 ‘시선집중’, JTBC ‘뉴스룸’을 진행하면서 대권주자부터 할리우드스타까지 유명인들을 만나 중요한 발언들을 이끌어냈다. 홍 후보의 인터뷰 이후 시청자들의 시선은 과거 손 앵커와 마주앉았던 인터뷰이들에게 쏠렸다.

손 앵커의 진행과 인터뷰이의 소신 발언이 빛을 발했던 인터뷰도 있었다. 지난해 7월 7일 영화 홍보를 위해 방한해 JTBC ‘뉴스룸’ 스튜디오를 찾은 할리우드 스타 맷 데이먼의 인터뷰가 그랬다. 데이먼은 영화에 대한 자신의 철학은 물론, 미국 사회에 대한 관점과 소신을 논리정연하게 풀었다. 손 앵커 역시 편안한 분위기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홍 후보의 인터뷰와는 다른 전개였다. 시청자들은 5일 홍 후보와 데이먼의 인터뷰 태도를 비교하며 ‘인터뷰의 품격’을 이야기했다.

맷 데이먼 2016년 7월 14일(녹화는 같은 달 7일) JTBC 뉴스룸 인터뷰 영상 및 전문


-손석희: 본 시리즈의 맷 데이먼이 한국을 다녀갔습니다. 다른 프로그램 출연을 마다하고 저희 뉴스룸을 찾아주었습니다. 지난 7일 인터뷰 녹화를 했는데 오늘(14일) 목요일… 대중문화 초대석의 주인공은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은 배우 맷 데이먼입니다. 반갑습니다. 웰컴 투 마이 스튜디오(Welcome to my studio). 워낙 스케줄이 타이트하게 돌아가 개인 시간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저하고 인터뷰하기 전에 뭐하셨습니까.

-맷 데이먼: 애석하게도 어젯밤 몸이 좋지 않아서 자다 깨는 바람에 오늘은 오전 내내 그냥 누워 있기만 했어요. 서울을 한 바퀴 돌아볼 생각에 잔뜩 부풀어 있었는데 그 일정이 다 취소된 겁니다. 배탈이 좀 났죠. 뭔가 비행기에서 먹은 음식 때문인 것 같네요.

-손석희: 지금은 괜찮습니까.

-맷 데이먼: 시간이 갈수록 점점 나아지고 있어요.

-손석희: 판문점에 들리길 원했다고 들었는데 그러면 위장이 안 좋아서 그 여행은 취소가 됐던 건가요.

-맷 데이먼: 네. 갈 계획이었습니다. 가보고 싶었어요. 원래는 오늘 하루가 비어 있었으니까요.

-손석희: 왜 판문점을 가고 싶으셨나요. 단지 어떤 호기심? 궁금증 때문에?

-맷 데이먼: 당연히 궁금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관심이 가는 곳이죠. 사실 저는 어느 나라를 방문하더라도 큰 관심을 끄는 역사적 장소는 되도록이면 꼭 찾아가 보려고 했습니다. 시간만 허락된다면 말이죠.

-손석희: 사실은 제가 한국전쟁 끝난 지 딱 3년 만에 태어난 사람인데 사실 여태까지 한 번도 판문점을 가보질 못해서 갔다 오셨더라면 감상을 대신 들을까 했는데 못 듣게 됐네요.

-맷 데이먼: 그러셨다면 죄송하군요. 그런데 저도 마찬가지예요. 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시에서 성장했는데 그곳 역시 매우 유서 깊고 풍부한 역사를 간직한 도시죠. 어쩌다 제가 사람들에게 보스턴 출신이라고 하면 대개는 제가 아직 가보지도 못한 곳을 방문한 얘기들을 들려주더군요. 인제 보니 그런 건 흔한 일 같네요.

-손석희: 알겠습니다. 본론으로 좀 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본 시리즈 5편, 제이슨 본. 지금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 9년 만에 본으로 돌아왔습니다. 제이슨 본과 제임스 본드. 발음이 좀 비슷해서 그런 영향도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비슷한시리즈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엔 동의하지 않으시죠.

-맷 데이먼: 처음 이 영화를 만들 때, 그러니까 감독인 더그 라이먼을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임스 본드와는 무관해요. 이건 정서가 완전히 다른 영화죠." 여성혐오적인데다 마티니를 단숨에 들이켜고 사람을 죽이면서도 농담을 내뱉는 본드는 본과는 아주 대조적인 인물이죠. 그러니까 본은 우리가 제작한 네 편의 시리즈 전체를 통해서 일관되게 회의적일 뿐 아니라 말할 수 없이 고뇌에 차 있고 누가 어떤 의도를 숨기고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싸워 나갑니다. 어느 누구도 신뢰하지 못하면서요. 그런 점에서 둘은 전혀 다른 캐릭터라고 봅니다.

-손석희: 본 시리즈의 명장면들이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그 몇 편이였는지 기억은 명확하게 나진 않은데 좁은 공간에서의 격투신이 기억이 나는데 그건 실제로 합니까.

-맷 데이먼: 예. 할 수 있는 거라면 직접 다 합니다. 물론 명장면들 중에는 어쩔 수 없이 전문 스턴트맨을 통해 만들어진 부분도 있긴 합니다. 그게 더 효과적이니까요. 관객이 본이라는 인물을 좀 더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주죠. 하지만 격투 장면만은 반드시 제가 직접 연기합니다. 제작진을 통해 훈련을 받고 동선을 익힐 시간은 충분하거든요. 또 그런 부분이야말로 연기의 재미이기도 하죠.

-손석희: 다치거나 그런 경우는 없습니까?

-맷 데이먼: 아뇨. 없습니다. 사실 영화 속 격투 장면은 춤추는 장면과도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상대하는 두 연기자가 반드시 각자의 위치를 정확히 지켜야 하니까요. 그래야 볼만해집니다. 실제 싸움에서 각자가 자신의 의도에 따라 움직이는 것과는 다르죠. 그래서 무엇보다도 노련한 상대를 만나는 게 아주 중요합니다. 춤을 출 때도 마찬가지죠. 비록 내 솜씨가 변변치 않더라도 이를테면 탱고의 전문가가 나를 잘 이끌어 줄 경우 탱고를 멋지게 추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니까요.

-손석희: 이해가 가긴 합니다. 사실 어렸을 때 그 벤허라는 영화에 유명한 그 전차신이 있잖아요. 그 말 타고 달리는 그 장면이 찰튼 헤스턴이 한 것이 아니라 줄리아노 젬마라는 다른 이탈리아 출신 배우가 했다는 얘길 듣고 사실 어린 마음에는 조금 실망했던 그런 기억이 있는데… 제가 가장 좋아했던, 그 좁은 공간에서의 격투신을 실제로 했다는 것에 대해서 제가 마음이 좀 놓입니다.

-맷 데이먼: 아! 다행이네요. 하지만 저라도 전차 경주는 하지 않았을 겁니다.

-손석희: 근데 이번 작품에는 시나리오 작업에도 참여했다고 들었는데 어떤 스토리를 강조하고 싶었습니까.

-맷 데이먼: 중요한 질문을 해주셨네요. 속편을 만들 때의 어려움을 다시 생각해보자면 그러니까 관객이 그 시리즈에서 가장 보고 싶어 하는 게 무엇인지 확실히 찾아내고 충분히 담아내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표값을 치르고 들어온 관객이 지난번과 똑같은 영화를 다시 한 번 보고 있다는 느낌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죠. 우리가 추구하는 바는 영화가 마치 뉴스 헤드라인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듯 살아 움직이는 것입니다. 이번 영화의 도입부에서 우리는 그리스-마케도니아 국경을 출발해 그리스의 긴축 거부 야간시위가 한창인 현장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바로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를 배경으로 영화 속 삶을 헤쳐 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죠. 대답이 너무 길었네요.

손석희: 너무 자세히 답변하면 스포일러가 되실 수가 있으니까 배우 자신이… 더는 질문을 안 드리겠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만 더 들어가 보도록 하죠. 그 에드워드 스노든 사건 이후에 상황을 이 영화에서 다뤘다고 제가 들었는데 어떤 얘기일까요. 그러니까 그것과 관련한 논란 같은 것들이 영화 속에 들어가 있나요.

-맷 데이먼: 예. 물론 그 실제인물에 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이미 스노든 이후의 세계를 살고 있는 만큼 우리 모두에게 던져진 매우 복잡한 질문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겠죠. 말하자면 시민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우리가 안보의 중요성을 위해 포기할 수 있는 선은 과연 어디까지인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영화 속에서 그 답을 제시하려는 시도를 하진 않았습니다. 물론 이 영화의 중요한 주제에 속하긴 하지만요.

-손석희: 맷 데이먼이라는 이름을 가장 크게 각인시켰던 영화가 굿 윌 헌팅이었습니다. 저희들한테는 그렇습니다. 물론 처음에 나왔던 라이언 일병 구하기도 마찬가지지만. 아무튼 그 영화 때문인지 아니면 하버드대 출신이라는 이력 때문인지 늘 뭐랄까 지적이고 반듯한 이미지를 주어왔죠. 그것이 어떤 한계라고 생각하셨을까요. 그래서 본 시리즈에 참여하게 된 걸까요.

-맷 데이먼: 아닙니다. 제 이미지와 관련된 문제는 결코 아닙니다. 제 역할의 다양성을 키우고 싶었고 좁은 틀 속에 갇혀서 제한된 범위의 인물만 연기하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어쩌면 지난 16년간 동일한 인물을 네 번이나 맡아 연기한 것을 가지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뭐 다른 영화들 속에서는 이런 역할을 해본 적이 없으니까요. 저는 영화를 사랑하고 다양한 형태의 영화를 하기 원합니다. 멍청해 보이는 코미디 연기를 한 적도 있고 역사를 다룬 서사영화에 등장하기도 했죠. 단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하고 싶을 뿐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해 고민하지는 않습니다.

-손헉희: 잠깐 화면에 맷 데이먼이 출연한 영화들을 잠깐 흘려 드릴 텐데 영화가 사실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우주복을 입고 있는 영화도 있고 그렇죠? 군복을 입고 있는 영화도 있고, 지금 말씀하신 대로 한계를 두지 않고 작품을 고를 수는 있지만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다면 뭘까요.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다면?

-맷 데이먼: 영화 일을 처음 시작할 때도 저는 감독이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영화 전체의 성패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라고 판단했죠. 그 후 25년 동안 이 일을 해 오면서 작품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 역시 누가 감독인가에 두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습니다. 배역에 대해서는 이제 더 이상 그렇게 큰 비중을 두지 않습니다. 훌륭한 감독과는 언제나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손석희: 그러면 다른 배우들이 맷 데이먼을 감독으로서 택하게 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요?

-맷 데이먼: 언젠가는 그럴 겁니다. 분명히 제가 가고 싶은 길이죠. 제 친구 벤 에플렉은 이미 감독으로서 무척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감독을 영화 제작의 꽃으로 여기는 이유는 시나리오도 쓰고 제작도 하고 연기도 해보지만 감독이야말로 영화의 모든 세세한 부분까지 책임을 지고 또 그만큼의 즐거움을 얻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손석희: 첫 작품은 어떤 작품이 될까요? 만일에 그렇다면 뭐 제목을 얘기할 순 없겠지만 어떤 종류의 작품이랄까.

-맷 데이먼: 아마 소소한 이야기가 될 겁니다. 몇 년 전 직접 시나리오를 쓴 영화를 만들 때 구스 반 산트 감독을 만나지 못했다면 제가 감독까지 했을지도 모르죠. 언젠가는 제 능력에 맞는 영화를 만들 겁니다. 오래전 스필버그 감독이 해준 말이 있어요. 언제가 영화를 만들게 될 때는 아주 작은 이야기로 시작하라고. 그 과정에서 더 큰 도전의 가능성을 지켜보라고요.

-손석희: 정치적 문제라든가 아니면 오스카상에 대한 비판이라든가 이런 것을 저희가 다 들었습니다. 근데 그런 것을 거리낌 없이 나름대로 소신발언을 한다는 것이 다른 사람들한테 좀 불편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그런 건 개의치 않으시나요?

-맷 데이먼: 정치적 발언에 대한 이야기라면 글쎄요, 자국 정치에 관심을 쏟는 일은 모든 사람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또 한 번도 비열한 표현을 쓴 적이 없을뿐더러 단지 일부 정치인들의 정치행태에 대해서만 이야기합니다. 그들은 대중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야 할 자리에 나와 있는 만큼, 문제될 점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 모두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겠죠.

-손석희: 911 이후에 예를 들면 딕시 칙스라던가 하는 사람들은 부시를 비판했다가 굉장히 곤욕을 치르기도 하고 그 당시 미국의 분위기가 그랬을 수 있겠죠. 그런 예도 좀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드린 질문이었는데 방금 말씀하신 걸로 그냥 가늠하도록 하겠습니다. 깨끗한 물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습니다. 그것과 관련한 활동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고요. 한마디만 소개해주신다면?

-맷 데이먼: 최대한 짧게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워터닷오알지'(Water.org)는 훌륭한 엔지니어인 개리 화이트와 제가 공동 창설한 재단이고 개리는 이 일에 평생을 바쳐왔습니다. 한 예로 인도의 슬럼가에 물을 공급하려고 해당 지자체가 지하에 수도관을 묻었는데 그 관이 각 가정까지 연결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일주일에 한 번 정해진 곳에서 오랫동안 기다려야만 물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지극히 비효율적이죠. 그래서 이미 건설된 수도관을 각 가정까지 연결하는 데 드는 초기자금을 구할 수 있게 돕는 저희 사업은 그들에게 소중한 시간을 돌려주는 일이 될 수 있었고 사람들은 그 시간에 일을 해서 융자금을 갚을 수 있었습니다. 놀랍도록 빨리요. 멋진 일이었죠. 채무자의 94퍼센트인 여성들에게 매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사소해 보이지만 심각한 문제였으니까요.

-손석희: 한국은 사실은 미세먼지로 인한 공기오염이 굉장히 문제가 되고 있는데 맷 데이먼이 방문하고 있는 요 며칠 사이는 비 때문에 공기가 깨끗합니다. 행운아이십니다. 좋은 시간 보내고 돌아가시길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맷 데이먼: 대단히 감사합니다.

홍준표 2017년 4월 4일 JTBC 뉴스룸 인터뷰 영상 및 전문


-손석희: 이번 대선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수사와 맞물리면서 구 여권인 자유한국당이나 홍준표 후보한테는 어려운 국면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유승민 후보가 난색을 표하면서 바른정당과의 단일화도 아직까지는 쉽지 않아 보이고, 안철수 후보와도 보수 표를 놓고 경쟁을 해야 하는 그런 상황인데요. 홍준표 후보는 이른바 숨어 있는 '샤이 보수표'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의견을 직접 들어보죠. 방금 전에 대구에서 홍 후보가 올라와서 저희 중구 순화동 스튜디오에 지금 나와 계십니다. 홍준표 후보님, 오랜만에 만나게 됩니다.

-홍준표: 예.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손석희: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친박 패권주의가 빚은 참사다, 양박 즉 양아치 친박 때문에 판단이 흐려졌다. 이렇게 말씀하신 바가 있는데 이제 당에 친박은 없다고 하시니까 좀 헷갈리는 측면이 있습니다.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홍준표: 친박이 있었다면 제가 이 친박 정당에서 책임당원 투표의 61.4%를 득표할 수 있었겠습니까. 친박이 없어진 거죠. 없어졌기 때문에 이제는 자유한국당 당원들만 남은 거죠.

-손석희: 예를 들면 강원 쪽을 맡은 김진태 의원은 그러면 친박은 아니라고 보시는 건가요.

-홍준표: 본인이 토론 과정에서 친박 아니라고 수차례 이야기를 했어요. 수차례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친박 아니라고 봐야죠.

-손석희: 본인이 아니라고 하면 그냥 친박이 아닌 게 되는 건가요.

-홍준표: 그럼 손 박사 보고 내가 민주당원이라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하실래요?

-손석희: 물론 저는 아니죠.

-홍준표: 아니라고 할 거 아니에요. 그렇죠. 본인 말을 믿어야지. 재선 국회의원인데.

-손석희: 그런데 재선 의원이고 본인이 친박이 아니라고 해도 지금까지 해 왔던 여러 가지 양태가 친박이라면 그건 친박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홍준표: 그거 오랜만에 만나서 좋은 이야기하지 뭘 자꾸 따져요. 그거 작가가 써준 거 읽지 말고 그냥 편하게 물으세요.

-손석희: 제가 지금 작가가 써준 걸 읽고 있지는 않습니다.

-홍준표: 확실합니까.

-손석희: 예.

-홍준표: 내 옆에서 딱 이야기하면 그걸 볼 수가 있는데 떨어져서 보니까 볼 수가 없잖아요.

-손석희: 나중에 만나서 얘기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아무튼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요. 그러면 여태까지 말씀하신 이른바 제가 이거 옮기기가 민망한데. 풀어서 얘기하지는 않겠습니다. 양박이라는 말은 취소하시는 겁니까.

-홍준표: 취소하는 게 아니고 그분들은 박근혜 대통령하고 같이 탄핵이 됐죠. 정치적으로 탄핵이 됐죠. 그래서 이번 대선 과정의 전면에 나오지 않습니다.

-손석희: 누구 특정인을 얘기해서 자꾸 죄송하기는 하나 김진태 의원 같은 경우에 대선에서 정면으로 나오지 않을 수는 없을 텐데요. 위원장까지 맡았기 때문에.

-홍준표: 그건 같이 대선후보 경선을 했고 또 수차례 토론 과정에서 본인이 친박이 아니라고 했어요. 그러면 같이 경선한 사람을 물리칠 수는 없죠.

-손석희: 알겠습니다. 평가는, 판단은 시청자 여러분께 맡겨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자꾸 말씀을 하시니까요. 일단 알겠습니다.

-홍준표: 지금 보고 이야기하잖아. 보지 말고 이야기를 해야죠. 그냥 작가가 써준 거 말고 편하게 이야기합시다. 오랜만에 만났잖아요. 그렇죠?

-손석희: 홍 후보님, 제가 준비한 질문을 드리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는 것을 홍 후보께서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실 것이기 때문에.

-홍준표: 그렇습니다.

-손석희: 그런 말씀을 자꾸 저한테 하신다는 것은 제가 이해하기 어렵고.

-홍준표: 그 밑에 보지 말고.

-손석희: 필요한 말 같지 않습니다. 그리고 오늘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저희들이 조금 아까 전해 드리기는 했습니다마는. 안철수 후보 쪽에서 이른바 보수층의 표를 많이 가져간 것 같다라는 것이 여론조사 결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안철수 후보와 함께하는 일은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우시겠죠?

-홍준표: 그건 안철수 후보는 기본적으로 민주당에서 떨어져 나온 2중대 아닙니까? 호남 적통을 두고 지금 둘이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경쟁하고 있는데 어떻게 저희들하고 연대를 할 수 있겠습니까. 그건 연대하기 어렵죠.

-손석희: 알겠습니다. 그건 안철수 후보도 같은 생각일 거라고 생각을 하고 이따 혹시 기회가 되면 안철수 후보한테도 그 질문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가 예정돼 있으니까요. 그러면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하고는 계속 들어오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유승민 후보 경우에는 홍 후보에게 무자격 후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뭐라고 반론하시겠습니까.

-홍준표: 그건 내가 답변을 하지 않겠습니다. 그거 자꾸 답변을 하게 되면 기사를 만들어주지 싶어서 대꾸를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손석희: 무자격 후보라고 유승민 후보가 몇 번씩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반론을 말씀하지 않으시면 글쎄요.

-홍준표: 이 방송 이 외에서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한 바가 있습니다. 잘못 알고 있다, 잘못 알고 있다, 그 이야기를 한 일이 있죠. 지금 손 박사도 아마 재판 중일 걸요, 그렇죠? 손 박사도 재판 중인데 거꾸로 방송하면 되냐, 내가 이렇게 물을 때 어떻게 이야기하시겠습니까.

-손석희: 저는 적어도 출마는 하지 않았고요. 그리고 홍 후보께서 이 문제에 대해서 말씀하지 않으신다는 것은 후보 자격과 바로 직결된다는 상대당의 주장이 있는데 저희가 따로 체크를 해 본 결과로는 대법원의 심리가 중단될 수도 있고 지속될 수 있다라는 법조계의 의견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홍 후보께서 나는 대법원 심리가 중단될 것이다라고 믿는다라고 말씀하시면 그게 답변이 되는 것인데 그걸 전혀 답변을 안 하시겠다고 하니까 제가 질문을 자꾸 드릴 수밖에 없는 것이죠.

-홍준표: 안 하는 게 아니고 그건 이미 이틀 전 조선일보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왜 그게 문제가 안 되는지는 내가 언론에 한두 번 한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아니, 지금 손 박사도 재판 받고 있으면서 질문하면 안 되지. 그건 국민이 판단할 사항이고.

-손석희: 제가 지금 재판받고 있는지 것인지 아닌지는 홍 후보께서 그렇게 쉽게 말씀하실 내용은 아닌데요. 그 내용은 여기에 관련이 없는 문제기 때문에 제가 말씀은 따로 안 드리겠습니다마는. 제가 그렇다면 지금 말씀하시기는 방송할 자격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그 말씀이십니까.

-홍준표: 아니. 내가 싸우려고 하는 게 아니고 그런 말씀을 물으니까 그것은 내가 수없이 언론에서 한 이야기이고, 또 JTBC에 와서 내가 또 굳이 이야기할 필요가 있느냐. 인터넷 찾아보면 그 이야기가 다 나옵니다. 그러니까 그거 말고 다른 걸 물으시라는 거죠.

-손석희: JTBC의 시청자들도… 왜냐하면 유승민 후보가 바로 저희 방송에서 그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JTBC의 시청자들은 당연히 홍 후보로부터 그에 대한 답변을 듣기를 원하고 계실 겁니다. 그래서 제가 질문을 드린 거고요.

-홍준표: 그것은 인터넷 찾아보면 바로 나옵니다. 그래서 거기에 내가 유승민 후보 하는 말에 말려들어가지 않기 위해서 내 이 답변을 안 하기로 했습니다.

-손석희: 일단 알겠습니다. 답변을 안 하신다니까 제가 계속 질문드리기는 뭐한데. 홍 후보님, 죄송한 말씀이지만 인터넷에서 계속 찾아보려면 제가 인터뷰할 이유가 없어지는 거 아니겠습니까.

-홍준표: 예.

-손석희: 그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홍준표: 그래도 답변하기 곤란하죠. 수없이 이야기를 했는데.

-손석희: 알겠습니다. 다음에 모시고 한번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아마 불편하신 모양인데.

-홍준표: 멀리 떨어져서 내가 들리는 소리가 웅웅거리고 그래서. 다음에 한번 JTBC 뉴스룸에 불러주세요. 부르면 내가 온갖 거 다 물으면 다 이야기하겠습니다.

-손석희: 알겠습니다. 다른 후보들은 그런데 거기에서 인터뷰 하실 때 그렇게 큰 불편을 안 느끼신 것 같은데 유독 홍 후보께서 많이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홍준표: 내가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는 거하고 떨어져서 이렇게 이야기하는 게 상당히 답변하기가 그렇습니다.

-손석희: 알겠습니다. 오늘 시간도 사실은 좀 지체된 편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이 인터뷰는 다른 분들은 대부분 5분 전후로 했기 때문에 좀 늘어졌는데 일단은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진행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홍준표: 고맙습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