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변화 없었다” 박 전 대통령 구속 후 첫 옥중조사

입력 2017-04-05 08:26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 나흘 만인 4일 수감 장소인 서울구치소에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구속 이후 혐의를 일부라도 인정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기대와 달리 입장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수사팀을 경기 의왕시에서 있는 서울구치소로 보내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40분까지 10시간 40분가량 박 전 대통령을 대면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한웅재 형사 8부장이 신문을 하고 지원검사와 여성 수사관이 각각 배석해 조사가 이뤄졌다. 박 전 대통령 측은 국정농단 수사 초기부터 변호인을 맡은 유영하 변호사를 입회시켰다.

구속 후 처음 이뤄진 이번 조사에서 검찰은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강요 등 주요 혐의의 사실관계와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을 확인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의 핵심인 뇌물 혐의에 대해서 ‘40년 지기’인 최순실씨와의 공모와 경제적 이득을 공유하는 특수 관계임을 입증하는데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 전과 비교해 진술 내용이나 태도가 바꾸지 않은 셈이다. 검찰은 1시간 50분간의 오전 조사를 마치고, 점심시간인 오전 11시50분부터 오후 1시10분까지 80분간 식사 및 휴식 시간을 줬다. 오후 5시30분에서 6시 사이 시작되는 저녁 식사 시간에도 잠시 중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특이사항 없이 잘 진행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틀 뒤인 6일에 두 번째 방문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조사에 앞서 하루 정도 여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검찰은 앞으로 3~4차례 추가 출장 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혐의와 범죄사실을 확정한 뒤 이달 17일에 대선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되기 전 박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1차 구속 기한은 9일까지이며 한차례 연장할 경우 최장 19일까지 구속수사가 가능하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