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뼈 이어 무게추정도 오류…세월호 7일 육상거치 불투명

입력 2017-04-04 20:26
사진=뉴시스

정부와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가 틀린 세월호 무게로 육상거치를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세월호는 예상보다 1130t이나 더 무거운 것으로 추정됐다. 오는 7일 세월호를 육상에 거치하겠다는 일정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세월호 인양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한 최종 관문인 무게가 오락가락하면서 인양당국에 대한 불신도 높아지고 있다.

김창준 선체조사위원장은 4일 목포신항 브리핑에서 “상하이샐비지가 세월호 무게를 다시 재보니 1만4592t이었다고 한다”며 “당초 예상치 1만3462t보다 1130t이 더 무겁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인양 당시 세월호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가 추정한 세월호 무게는 1만4662t이었다. 선체와 화물, 해수, 펄 등을 모두 합친 수치다. 여기에서 자연적으로 해수가 1200t 배출됐다고 보고 세월호 무게는 1만3462t으로 추산됐다.

김 위원장은 “상하이샐비지는 선체 내부가 보이지 않아 무게를 추산할 때 물과 펄의 비중을 반반으로 놓고 계산했다고 한다”면서 “생각보다 펄이 많고 물이 적어 무게가 다르게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한 무게도 정확하지 않다는 의미다.

세월호를 계획대로 특수운송장비인 모듈 트랜스포터(MT) 480대에 올려 육상으로 옮기려 해도 MT가 감당할 수 있는 무게를 530t 초과하게 된다. 여기서 MT를 더 동원하는 방안이 있지만 상하이샐비지는 추가적인 MT 수급에 난색을 표했다. 최악의 경우 세월호 육상 거치는 이번 소조기를 넘기고 보름을 더 기다려야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상하이샐비지는 세월호 선체에 뚫은 구멍의 크기를 30㎝까지 확대할 것을 요청했다. 선체 내부의 진흙과 물을 더 배출해보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선체조사위는 거부했다. 이미 20㎝까지 구멍을 키웠지만 어차피 진흙으로 막혀 배수가 원활하지 않았고, 구멍 크기가 더 커지면 선체에 무리를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사진=뉴시스

다만 선체조사위는 세월호 육상 거치 일정과는 별개로 미수습자 수색은 예정대로 진행하는 방안 검토에 들어갔다. 김 위원장은 “현재 미수습자가 추정되는 위치가 있다”며 “추정 위치에 안전하게 최근접 거리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체조사위는 세월호가 거치된 반잠수식 선박 위에서 현재 상태로 선체 수색에 돌입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이라도 로봇 캠 등을 통해 선체 수색을 시작할 수 있으나, (중국 국적의) 반잠수선 선장이 동의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선체조사위는 5일 미수습자 가족을 만나 선체 수색방식을 협의하기로 했다.

세종=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