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가 윈도우를 제쳤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전자디바이스 운영체제(OS)는 이제 안드로이드다. 안드로이드의 OS 점유율 추월은 PC시대의 몰락과 모바일시대의 개막을 본격적으로 선언한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침내 엇갈린 그래프
IT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는 3일(현지시간) 세계 OS 점유율 조사에서 안드로이드가 윈도우를 추월했다고 밝혔다. 안드로이드는 지난달 점유율에서 37.93%를 기록했다. 윈도우의 같은 달 점유율은 37.91%였다. 안드로이드가 0.02%포인트 차로 추월했다. 오랫동안 이어진 안드로이드의 상승곡선과 윈도우의 하락곡선이 처음으로 변곡점에서 만나 엇갈린 지표다. 이 업체는 유‧무선 인터넷망을 연결한 전 세계 전자디바이스를 분석해 점유율을 집계했다.
윈도우는 1980년부터 전자디바이스 시장을 지배한 OS의 절대강자다. 빌 게이츠와 폴 앨런이 1975년 창립한 마이크로소프트사(MS)의 대표 브랜드다. 1993년 출시된 NT계열의 OS로 시장을 완전히 장악했다. 애플사의 맥과 유닉스 기반의 리눅스 등이 대항했지만 윈도우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지금도 데스크톱 컴퓨터 시장 점유율은 80% 이상이다. 스탯카운터 조사에서 데스크톱에 한정한 윈도우의 점유율은 84%였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같은 모바일디바이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윈도우의 위상은 달라졌다. 구글이 2008년부터 무료로 배포한 안드로이드는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점유율을 급속도로 높일 수 있었다. 결국 윈도우를 추월하면서 모바일시대의 완전한 개막을 선언했다.
다가오는 ‘모바일 온리’ 시대
스마트폰은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보급돼 전자디바이스 시장의 생태계를 완전히 뒤집었다. 그동안 데스크톱과 랩톱을 유선 인터넷망으로 연결해야 가능했던 연산처리와 정보탐색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더 이상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았다. PC에서 스마트폰으로 주도권이 넘어간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 시대는 그렇게 개막했다.
안드로이드가 윈도우를 추월한 스탯카운터의 지표는 ‘모바일 퍼스트’를 넘어 ‘모바일 온리’(Mobile Only) 시대의 도래를 알리고 있다. ‘모바일 온리’는 업무, 전자상거래, 콘텐츠 소비가 오직 모바일디바이스로만 이뤄지는 업무와 생활 방식을 말한다. 2014년 11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모바일 퍼스트 월드 콘퍼런스에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처음 사용한 표현이다.
여전히 집, 사무실, 학교에서는 책상에 비치한 데스크톱을 활용해 자료를 만들고 물건을 구입하며 게임을 즐기고 있지만, 앞으로는 이 모든 업무와 생활 방식이 스마트폰 등 모바일디바이스에서 가능하다는 것이 ‘모바일 온리’ 시대가 가리키는 미래다.
안드로이드의 점유율 증가 속도를 감안하면 예상보다 빠르게 ‘모바일 온리’ 시대와 마주할 수 있다. 스탯카운터는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2012년까지만 해도 2%대 수준이었지만 불과 5년 사이에 40% 목전까지 팽창했다”고 설명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