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오후, 커피와 낮잠 중 하나를 고르기란 쉽지 않다. 집중해서 일해야 하는데 너무 피곤하고 졸려 도무지 집중이 안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졸음을 쫓고 일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하면 어떨까?
이른바 ‘커피냅(coffee nap)'이라 불리는 '커피 마시고 낮잠 자기'는 방법을 영국 데일리메일이 3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여러분은 이제 커피를 마시고 짧은 수면을 취해 몸의 피로도를 낮추면서 집중력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
카페인이 가득한 커피를 마시고 낮잠을 잔다는 소리가 황당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아주 과학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커피냅’의 원리는 카페인이 몸에 흡수되는 과정에 숨어 있다. 커피를 통해 들어오는 카페인은 몸에 적용되기까지 일정 시간이 걸린다. 바로 이 시간 동안 잠을 자는 방법이 '커피냅'이다.
카페인이 신체에 반응을 나타내려면 15분 정도가 소요되고, 몸 전체에 영향을 주기까지는 약 45분이 걸린다. 카페인이 작용을 시작하기 전 15분, 바로 그 짧은 시간에 낮잠을 잔다면 카페인의 영향을 받지 않고 기분 좋게 수면을 취할 수 있다고 한다.
커피를 마시고 15분 정도 낮잠을 자고 일어난다면 카페인이 도달하는 시간 동안 피로를 느끼게 하는 아데노신을 분해할 수 있고, 기상 이후에는 카페인이 작용하면서 기분 좋게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다.
실제로 커피와 낮잠을 함께 한 사람이 커피를 마시기만 한 사람과 비교했을 때 집중력이 더 높았다고 한다.
데일리메일은 "1990년대부터 연구자들은 '커피와 수면을 어떻게 결합하는 게 도움이 되는지' 연구를 계속했다"며 1997년에 있었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당시 연구원들은 12명을 대상으로 커피와 수면의 관계를 조사했다. 수면이 부족한 12명에게 커피를 한 컵씩 마시게 하고 5분 후 15분 동안 낮잠을 자게 하는 실험을 했다. 그런 다음 피실험자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운전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 커피와 낮잠을 함께 한 사람이 커피만 마신 사람보다 더 나은 주행 집중력을 보였다. 커피를 마시고 짧은 낮잠을 잔 사람이 집중력을 요하는 운전 등에서 커피만 마셨거나 낮잠만 잔 사람보다 더 뛰어난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잠드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한 사람, 낮잠을 잘 못 자는 사람도 '커피냅'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10분에서 15분 동안 깊은 잠을 잘 필요는 없다. 선잠에 들었다 깨더라도 누워서 잠깐이라도 온몸을 쉬게 하면 아데노신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단, 20분 이상 깊은 잠에 빠지면 '커피냅' 효과를 못 본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늘 오후 정말 피곤하다면 커피 한 잔 마시고 10분 정도 낮잠을 자는 건 어떨까.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