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유권자의 연령대별 이념 성향을 보면 20대가 60·70대 다음으로 '보수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진보 성향은 40대가 가장 많고 30대, 50대 순이었다. 문화일보와 서울대 폴랩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3월 28∼30일 전국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책 성향 조사에서 이 같이 나타났다.
대선 쟁점인 21개 정책·공약 선호도를 조사해 ‘정책 입장 점수’로 환산한 결과, 60대가 0.307로 가장 높고 20대가 0.106으로 뒤를 이었다. ‘정책 입장 점수’는 0을 기준으로 음(-)값일수록 진보적이고 양(+)값일수록 보수적임을 의미한다. 40대는 -0.194, 30대는 -0.130, 50대는 -0.083이었다.
지역적으로는 대구·경북(0.015)이 가장 보수적이라는 통념과 달리 대전·충청·세종(0.209)이 가장 보수적인 성향을 보였다. 강원(0.065)과 경기·인천(0.054) 순으로 뒤를 이었고 광주·전라(-0.259)가 가장 진보적인 성향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는 전체 유권자들이 외교·안보 이슈에서 ‘보수’ 성향을, 경제 이슈에서 ‘진보’ 성향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이 조사에서 스스로 '보수'라고 밝힌 20대 응답자는 7.2%로 연령대 중 가장 낮았다. 진보(36.7%)와 중도(56.1%)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개별 정책에 대한 입장을 분석한 결과 60대 이상 다음으로 보수적 성향을 갖고 있더라는 것이다.
한국의 핵무장,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 지지 여부 등 23개의 안보·경제·사회 이슈에 대한 찬반을 물은 결과 20대의 응답은 스스로 밝힌 성향과 달리 '보수'에 더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문화일보는 보도했다. 특히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찬반’에서 반대가 12.4%로 세대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경제 분야에서는 60대 이상(0.041)보다 오히려 더 보수적(0.199) 성향을 보였다고 한다.
지역적으로는 대구·경북(TK)이 '보수의 심장'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충청지역 유권자가 정책적으로 가장 보수적 성향을 띠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청권 유권자는 정책 입장 점수가 0.209로 가장 높았고, 대구·경북지역은 0.015에 그쳤다. 보수 성향은 충청, 강원, 경기 순이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