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이용일)는 3일 대학 실험실에서 감기약과 실험기구를 이용해 필로폰 약 13g을 제조한 서울의 유명 사립대 대학원 졸업생 등 2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필로폰 제조를 주도한 이는 화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인터넷 메신저로 필로폰 제조, 판매 및 수익금 분배 방식에 합의한 뒤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감기약을 사들였다. 감기약에서 슈도에페드린을 추출해 이를 원료로 필로폰을 제조했다.
슈도에페드린은 페네틸아민과 암페타민 계열의 교감신경흥분제다. 주로 코 막힘 완화제나 각성제로 사용된다. 2013년 감기약의 슈도에페드린 성분을 모아 몇 차례 화학작용을 거친 뒤 마약 제조에 사용하는 실태가 알려지면서 국제적 논란이 일기도 했다. 미국은 2005년부터 슈도에페드린 성분이 함유된 감기약을 사려면 신분증을 제시하고 서명케 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인터넷을 통한 마약류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며 "인터넷 마약류범죄 모니터링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관련 사이트의 폐쇄 등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