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대표 33인 유족, 한국사 강사 설민석씨 고소

입력 2017-04-03 15:54

3·1만세운동 민족대표 33인의 유족들이 유명 한국사 강사 설민석씨(47)를 3일 서울남부지검에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유족회는 "설씨의 책과 강의 내용이 터무니없는 모략이자 명예훼손이어서 숙고 끝에 고소하게 됐다"며 "설씨에게서 사과와 재발 방지 노력이 보이지 않고 진정 반성하는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설씨는 최근 자신의 저서와 관련한 강의에서 "3·1운동 당일 민족대표들은 현장에 없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룸살롱이었던 태화관에서 마담인 주옥경과 손병희가 사귀었다" "민족대표 33인 대다수가 스스로 자수해 친일로 돌아섰다"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유족회는 "민족대표 33인 중 양한묵 박준승 선생은 복역 중 고문으로 순국했고, 손병희 이종일 이종훈선생은 고문 후유증으로 병사했다"며 "나머지 분들은 남은 생애를 독립운동으로 일관하고 창씨개명까지도 거절했다. 이런 분들을 자수했다고 왜곡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당시 태화관은 룸살롱도 아니고 민족대표들은 낮술을 먹은 바 없다"며 "3·1 운동 당시 주옥경은 태화관 마담이 아니었고 1915년 이미 손병희 선생과 혼인하여 생활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2일에는 손병희 선생 후손들이 역시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설씨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고소했다.

설씨는 지난달 SNS를 통해 "유족들께 상처가 될 만한 지나친 표현이 있었다는 꾸지람은 달게 받겠다"며 사과했지만 "학계의 비판적 견해를 수용해 도서와 강연에 반영하였으며, 그 날, 그 장소, 그 현장에서의 민족대표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판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