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모라는 이유로 딸이 왕따됐다” 사연에 담긴 반전

입력 2017-04-03 00:01
사진=박사모 캡처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이른바 박사모 카페에 정치 성향 때문에 딸이 따돌림 당한다는 사연이 게시됐다. 그러나 이 사연에는 반전이 있었다. 반전은 세 번째 글자를 세로로 읽어보면 완성되는 ‘근혜 구속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문구다.

지난 1일 박사모 카페엔 ‘딸이 학교에서 왕따로 몰린답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에는 초등학생인 자신의 딸이 인터넷에 공개된 친박집회 참석 사진 때문에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한다는 내용이다.

글쓴이는 “놀리는 얘들이 이상한 거라고 계속 다짐하듯 말해줬는데, 아무래도 담임선생님께 말씀드려야 하는 사항인지...”라고 반문하며 “집회 때 어른들한테 칭찬받고 웃던 딸의 얼굴이 눈에 선한데 울고 있으니 부모로서 마음이 찢어진다”고 쓰여 있다.

그러나 이 글에는 반전이 숨겨져 있다. 글의 세 번째 글자를 세로로 읽으면 ‘근혜 구속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는 문장이다. 글에는 자신이 실제 하고 싶은 말을 교묘하게 숨겨서 전한 ‘세로드립’이 포함된 것이다.

‘세로드립’이란 가로 쓰기로 쓴 문장의 글자를 따로 조합하면 원문과 관계가 없거나 정반대의 문장이 나타나도록 하는 인터넷 기법으로 박사모 카페에는 회원들을 조롱하기 위한 의도로 자주 게시된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청년이라며 가입 인사글이 올라와 화제를 모았었다. 글의 첫 번째 글자를 나열해보면 ‘박근혜는 하야하라 민중총궐기’라는 문장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