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김기춘·조윤선 이번주 법정 선다…재판 본격화

입력 2017-04-02 09:00

430억원대 뇌물 공여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이 이번 주에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연루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처음 법정에 선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7일 오전 10시 이재용 부회장과 박상진(64)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최지성(66)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 삼성 임원 4명에 대한 1차 공판을 연다.

세 차례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3차례 독대하며 대가 관계를 합의하거나 부정한 청탁을 한 일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서 '경영 승계'와 관련된 언급을 들은 일도, 미르와 K스포츠 재단의 배후에 최순실씨가 있었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다는 주장을 폈다. 

검찰 및 특검 수사 결과와 정반대 논리를 들고 나온 터여서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공판기일에는 피고인이 반드시 법정에 나와야 한다. 이 부회장은 최지성 전 부회장 등 임원들과 나란히 법정에 서게 됐다.

7일 오전 11시에는 이영선(38) 대통령 제2부속실 행정관의 2차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된다. 이날 최순실씨 딸 정유라(21)씨에게 이화여대 학점 특혜를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인성(54) 의류산업학과 교수의 1차 공판도 예정돼 있다. 

6일에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김소영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다. 이들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등을 상대로 정부와 견해를 달리하는 문화예술인 및 단체에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게 조치할 것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진룡(6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문체부 공무원 오모씨 등의 증인 신문도 진행된다. 유 전 장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및 실행 과정, 김 전 실장의 지시 및 개입 여부 등을 진술할 예정이다.

김경숙(62)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 1차 공판도 6일 열린다. 김 전 학장은 최씨와 정씨, 최경희(55) 전 이대 총장, 남궁곤(56) 전 입학처장 등과 공모해 2015학년도 이대 수시모집 체육특기자전형에 정씨를 특례입학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5일에는 박근혜(65) 전 대통령을 비선진료한 혐의로 기소된 김영재(57) 원장과 그의 부인 박채윤(48)씨, 김상만(55) 전 대통령 자문의 첫 공판이 열린다. 앞선 재판에서 이들은 혐의를 모두 인정했으며, 재판부는 특검팀이 제출한 서류증거들을 조사한다.

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관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종덕(60)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정관주(53)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56)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첫 공판도 5일 오전 10시 열린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국민연금공단에 찬성표를 던질 것을 압박한 혐의로 기소된 문형표(61)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에 1000억원대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 홍완선(61)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에 대한 재판은 3일과 5일 열린다.

삼성에서 433억원 뇌물을 받은 혐의로 특검팀이 기소한 최씨에 대한 1차 공판은 4일 오전 10시 열린다.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상황이지만, 최씨 측은 뇌물 혐의에 대해 계속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최씨 딸 정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로 기소된 류철균(51) 이화여대 교수에 대한 2차 공판기일이 열린다. 앞선 재판에서 류 교수 변호인은 "정씨가 체육특기생이라서 학점을 줬을 뿐"이라며 업무방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