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장사(葬事)시설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이 생과 사가 공존하는 장소를 탐방하며 삶에 대해 성찰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추모힐링투어’를 운영한다.
서울시설공단은 이달부터 11월까지 사색, 생생, 성찰, 견학, 인문학 등 5개 테마 9개 코스의 추모힐링투어를 총 79회 진행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추모힐링투어는 기존에 운영하던 ‘웰다잉투어’ ‘묘역따라 역사여행’ ‘아름다운 여행’ 등 3가지 시민 견학 프로그램을 하나로 합친 것이다.
견학테마는 경기도 고양시 서울승화원과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을 찾아 삶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던질 수 있는 기회다. 승화원에서는 웰다잉 강좌, 검소하고 착한 장례 소개, 생전인터뷰 전시관 관람 등으로 꾸며진다. 추모공원에서는 우리나라 장례문화 소개와 웰다잉 강좌, 생명존중교육 등으로 진행한다.
인문학 테마는 망우리 공원묘지에 안치된 역사적 인물들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현장학습이다.
이곳에는 일제 강점기 저항시인이며 독립운동가 한용운, 어린이날을 만든 사회운동가 방정환,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신문인 한성순보 기자인 오세창, 통일운동가이자 진보적 정치가 조봉암, ‘목마와 숙녀’의 시인 박인환, 천연두 백신을 만든 의사 지석영, 화가 이중섭, '백치아다다'를 쓴 소설가 계용묵 등 근현대의 유명인사 23명이 잠들어 있다.
공단은 지난 12월 망우리 묘지공원에 조성한 망우리 인문학 길 ‘사잇길’ 2코스(8㎞)를 활용해 추모힐링투어 등 시민 견학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김복재 서울시 어르신복지과장은 “생활고, 취업난, 끝없는 경쟁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지쳐있는 분들이 많”며 “추모힐링투어를 통해 지친 일상생활에 조금이나마 힐링이 되는 시간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