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후준비 못해 70세 넘어까지도 '일'…실질은퇴연령 OECD 최고

입력 2017-04-02 06:38
한국 노동자들은 남성은 72.9세, 여성 70.6세까지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적인 은퇴연령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명예퇴직, 구조조정 등으로 제1 직장의 은퇴시기는 빨라지고 있지만 노후 준비가 미흡해 계속 노동시장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2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분석한 '장년층 일자리 현황과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55세 이상 장년층 인구의 48.4%가 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보다 3.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남성은 10년 전에 비해 2.1%포인트 증가한 61.6%가 일자리를 갖고 있었고 여성 고용률은 37.3%로 같은 기간 3.6%포인트 증가했다.

55~59세 연령층의 남성은 2016년 고용률이 84.4%로 10년전보다 3.9%포인트 상승했다.
 60~64세 남성의 고용률은 같은 기간 67.5%에서 71.7%로 높아졌다. 65~69세 고용률은 56.5%, 70세 이상 연령층은 32.5%로 모두 하락했다.

여성의 연령층별 고용률은 55~59세 57.6%, 60~64세 48.1%, 65~69세 35.1%, 70세이상 17.9%였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55~59세 연령층이 7.6% 상승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OECD 국가 평균과 비교하면 남성 장년층의 경우 OECD 평균보다 모두 높은 수준이었다.
 여성 장년층은 55~59세 여성의 고용률이 57.3&로 OECD 국가 평균 고용률(2015년 기준 59.6%)보다 낮았다. 그러나 60세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OECD 평균 고용률을 상회했다.

장년층 취업 비중이 높은 산업으로는 농림어업, 도소매업, 제조업,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 등이었다.
 농림어업의 경우 지난해 55세 이상 장년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76.9%로 10년 전인 2007년 67.9%에 비해 9.0%포인트 증가했지만 장년층이 취업하는 산업 비중으로는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다.

반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운수업 등은 갈수록 장년층의 취업 비중이 증가하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실질은퇴연령이 가장 높은 국가로 확인됐다.
 실질은퇴연령이란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빠져 더 이상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나이를 의미한다.

OECD 국가 평균 실질은퇴연령(2009~2014년)은 남성 64.6세, 여성 63.2세인데 우리나라는 남성 72.9세, 여성 70.6세였다. 우리나라의 실질은퇴연령과 공식은퇴연령의 격차는 남성 11.9세, 여성 9.6세로 나타나 OECD 가입국 중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김안정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원은 "우리나라 장년층의 퇴직연령은 50세 전후이나 노동시장을 빠져나가는 실질은퇴연령은 70세 초반으로 나타나 사실상 퇴직 후에도 20년 정도 노동시장에 잔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