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도 잘 알려진 피아니스트 벤 킴(34)이 지난 30일(현지시간) 독일 라인가우 뮤직 페스티벌 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2009년부터 헤시안(Hessian) 복권회사가 기부한 1만5000유로(약 18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되는 이 상은 젊고 재능 있는 음악가들 중에 수상자를 선발하고 있다. 한국 국적은 아직 없었지만 한국계 수상자로는 2012년 독일계 피아니스트 크리스토퍼 박에 이어 미국계인 벤 킴이 두 번째다.
미국 오레곤 주 포틀랜드 출신인 벤 킴은 2006년 독일에서 열린 제55회 뮌헨 ARD 국제 콩쿠르에서 피아노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2013년 데카 레이블을 통해 쇼팽 전주곡과 즉흥곡 음반을 선보였고, 소니 클래시컬과 루르 피아노 페스티벌에서 음반을 발매했다.
그가 전문 연주자로서 성장하기까지 거장 피아니스트 레온 플라이셔와의 만남이 큰 전환점이 됐다. 5살 때부터 피아노를 시작했지만 일반 학교를 다니며 취미로 연주를 하던 그는 고교시절 마스터클래스에서 만난 플라이셔의 권유로 피바디 음악원에 진학하게 됐다. 2012년 피바디 음악원 최고 연주자과정을 최우수 졸업한 뒤 현재 베를린 음대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한편 국제적으로 연주 활동도 펼치고 있다.
라인가우 뮤직 페스티벌은 1987년 독일 와인 산지인 라인가우에서 사업가 출신 예술 기획자인 미하엘 헤어만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아우디 등 독일 유수의 기업들이 후원을 바탕으로 세계적 연주자들을 초청하면서 유럽의 주요 음악축제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다. 라인가우 지역의 고성과 수도원 등에서 클래식을 중심으로 재즈, 월드뮤직 등의 콘서트를 150여 차례 연다.
30주년인 올해는 6월 24일부터 9월 2일까지 160회의 콘서트가 예정돼 있다. 지휘자 크리스토프 에셴바흐, 바이올리니스트 르노 카퓌송, 재닌 얀센,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피아니스트 미츠코 우치다, 그레고리 소콜로프, 바리톤 크리스토프 게르하허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참여한다. 라인가우 뮤직 페스티벌 상 수상자인 벤 킴은 7월 4일 독주회를 가진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