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세월호 유가족과 미수습자가 있는 현장을 찾았지만 미수습자 가족들만 만나고 유가족들은 외면해 비난여론에 휩싸였다. 유가족들은 2014년 4월16일 참사 당일과 달라진 게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황 대행 측은 1일 오전 9시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황 대행이 목포신항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황 대행이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있는 현장을 찾은 건 취임 이후 처음이다.
황 대행의 방문 소식에 유가족들은 목포신항 정문출입구에서 그를 기다렸다. 하지만 황 대행 측은 9시50분쯤 유가족 측에 몇 명만 대표로 나와 면담을 하자고 제안했고 유가족 측은 간단히 면담을 갖고 요구사항만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황 대행 측의 제안을 거절했다.
결국 유가족 측과 경호 측이 대립했다. 이후 정문 앞에는 수십 명의 경찰병력이 투입됐다. 뉴스1에 따르면 유가족 측은 “경호 측이 황 대행이 올 것이니 떠들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으며 이를 지켜주면 유가족 대표와 만나 입장을 듣겠다는 약속을 했었다”고 주장했다.
유가족 측은 또 “우리가 쇄도라도 할 것처럼 부랴부랴 와서 막아섰고 검은색 차량이 쏜살같이 우리가 보는 앞에서 사라졌다”며 “경호 담당자라는 (황 대행이) 일정상 바빠서 이동했다는 해명을 내놨다. 우리와의 약속을 애초에 없었던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나 황 대행은 유가족을 피해 예상경로가 아닌 다른 통로로 이동, 미수습자 가족들만 1시간 가량 만난 뒤 현장을 떠났다. 경호의전을 맡은 전남청장을 비롯한 경찰 간부들도 황 대행가 일정과 달리 다른 출입문을 통해 현장을 방문해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행의 과잉 의전 논란도 이어졌다. 황 총리가 방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목포 신항 일대에 대대적인 출입통제가 이뤄졌다. 취재차량까지 통제해 불만이 쏟아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