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과 똑같다" 유가족 외면한 채 미수습자 가족만 위로한 황교안

입력 2017-04-01 15:41 수정 2017-04-01 15:44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일 세월호가 선체가 있는 전남 목포신항을 방문했다. 황 권한대행이 미수습자 가족들과 이야기하는 동안 세월호 유가족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항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세월호 유가족과 미수습자가 있는 현장을 찾았지만 미수습자 가족들만 만나고 유가족들은 외면해 비난여론에 휩싸였다. 유가족들은 2014년 4월16일 참사 당일과 달라진 게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일 세월호가 선체가 있는 전남 목포신항을 방문했다. 황 권한대행이 미수습자 가족들과 이야기하는 동안 세월호 유가족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항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노컷뉴스에 따르면 황 대행 측은 1일 오전 9시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황 대행이 목포신항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황 대행이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있는 현장을 찾은 건 취임 이후 처음이다.


황 대행의 방문 소식에 유가족들은 목포신항 정문출입구에서 그를 기다렸다. 하지만 황 대행 측은 9시50분쯤 유가족 측에 몇 명만 대표로 나와 면담을 하자고 제안했고 유가족 측은 간단히 면담을 갖고 요구사항만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황 대행 측의 제안을 거절했다.

결국 유가족 측과 경호 측이 대립했다. 이후 정문 앞에는 수십 명의 경찰병력이 투입됐다. 뉴스1에 따르면 유가족 측은 “경호 측이 황 대행이 올 것이니 떠들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으며 이를 지켜주면 유가족 대표와 만나 입장을 듣겠다는 약속을 했었다”고 주장했다.

유가족 측은 또 “우리가 쇄도라도 할 것처럼 부랴부랴 와서 막아섰고 검은색 차량이 쏜살같이 우리가 보는 앞에서 사라졌다”며 “경호 담당자라는 (황 대행이) 일정상 바빠서 이동했다는 해명을 내놨다. 우리와의 약속을 애초에 없었던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나 황 대행은 유가족을 피해 예상경로가 아닌 다른 통로로 이동, 미수습자 가족들만 1시간 가량 만난 뒤 현장을 떠났다. 경호의전을 맡은 전남청장을 비롯한 경찰 간부들도 황 대행가 일정과 달리 다른 출입문을 통해 현장을 방문해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행의 과잉 의전 논란도 이어졌다. 황 총리가 방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목포 신항 일대에 대대적인 출입통제가 이뤄졌다. 취재차량까지 통제해 불만이 쏟아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