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새벽 구치소에 구속 수감됐다. 이날 오전 4시45분께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도착해 다른 미결수용자와 같은 수감절차를 받았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경호 등 예우도 중단됐다.
박 전 대통령은 수인(囚人)번호가 새겨진 연두색 미결수 수의로 갈아입고 수용기록부 사진도 찍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던 노태우 전 대통령 등 전례를 고려해 일반 독방 6.56㎡(약 1.9평)보다 큰 12.01㎡(약 3.6평) 넓이 독방에 수용됐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서울구치소에 독방은 국정농단 주요 피의자들이 모두 차지하고 있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수감돼 있다.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있다. 또한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와 차은택 감독, 김종 전 문화부 2차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김영재 의원 부인 박채윤 씨 등도 수감돼 있다.
박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되면서 서울구치소는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게이트의 최종 종착지가 됐다. 비선실세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을 구치소 안에서 마주칠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공범 관계에 있는 수용자는 분리 수감이 원칙이지만 접견실 등을 오가다 대면할 가능성도 있다. 두 사람의 40년 인연은 감방에서도 이어지게 됐다.
청와대 문고리 3인방 중 일부 등 비서실 인사들은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수첩과 녹음파일로 국정농단 수사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이곳에서 지내고 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