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봉지 담긴 8세 초등생 시신, 용의자는 16세 소녀

입력 2017-03-30 08:04 수정 2017-03-30 14:47
사진=KBS 캡쳐

8세 초등학생을 살해해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용의자는 16세 소녀였다. 경찰에 긴급 체포된 이 소녀는 유괴한 뒤 살해한 초등학생을 대형 쓰레기봉지에 담아 아파트 옥상에 버린 것으로 밝혀졌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로 A양을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A양은 전날 낮 12시35분쯤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놀던 초등학교 2학년생 B양을 꾀어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로 데려간 뒤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양은 ‘휴대전화를 빌려주겠다’며 친구와 공원 내 놀이터에서 놀던 B양을 유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B양의 부모는 놀러나간 뒤 오지 않은 딸을 찾기 위해 같은 날 오후 4시20분쯤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탐문 수색 과정에서 오후 10시30분쯤 B양의 시신을 아파트 옥상 물탱크에서 발견했다. 발견 당시 시신은 대형 쓰레기봉투에 담겨 있었다. 시신 일부는 흉기에 의해 심하게 훼손됐다.

경찰은 A양의 아파트 내 30여 가구를 탐문 수사해 그의 부모를 찾았다. 같은 날 오후 10시35분쯤 집 주변에서 A양을 긴급체포했다. A양과 B양은 같은 아파트 단지 내 사는 이웃이었다.

A양은 학교에 다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B양은 사건 당일 낮 12시40분쯤 친구과 함께 자신이 다니는 초등학교 정문에 나와 바로 옆 공원 놀이터에 머물렀다가 엄마에게 연락을 해야 한다며 자리를 떠났다.

이후 B양은 A양과 함께 A양이 사는 아파트 라인의 엘리베이터에 탔다. 두 사람은 13층에서 내린 뒤 A양의 집이 있는 15층까지 걸어 올라갔다. 2시간 뒤엔 A양 혼자만 1층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 이 같은 모습은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경찰은 A양이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는 흉기를 A양의 집 내부에서 확보했다. 또 시신 발견 장소를 통제하고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김경호 인천 연수경찰서 형사과장은 “A양은 어머니에게 전화를 하기위해 지나가는 아주머니에게 휴대전화를 빌리러 간다고 한 뒤 실종됐다”며 “B양이 A양에게 휴대전화를 빌려주면서 환심을 산 뒤 이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