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촛불집회 관계자 9년 만에 긴급체포…퇴진행동 ‘과잉대응’ 반발

입력 2017-03-29 20:39
광우병 촛불집회의 마지막 수배자로 알려진 김광일(43)씨가 수배된 지 9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소속인 김씨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인근 지하철역에서 광진경찰서 소속 경찰관에 체포돼 종로서로 인계됐다.
 김씨는 지난 2008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에서 행진팀장을 맡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이끌었다. 당시 김씨는 야간행진을 주도했다는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이후 김씨는 경찰의 수배를 피해 조계사로 들어가 4개월간 농성하다 사찰에서 나와 잠적했다. 최근 김씨는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고 퇴진행동이 꾸려지자 공동 집회기획팀장을 맡아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다음날인 지난 11일 촛불집회 무대에 올라 9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퇴진행동은 김씨가 체포되자 이날 오후 3시30분쯤 종로경찰서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문제 삼은 야간 옥외집회 및 행진 관련 법 조항은 이미 2009년과 2014년 헌법재판소에서 헌법불합치, 한정위헌 결정이 나온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근혜 구속영장 발부 결정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9년 전 사건을 빌미로 기습 체포한 경찰의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