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조주희 교수, “암 치료 후 삶 복귀에도 관심 가져야”

입력 2017-03-29 11:09
암 치료를 마쳤지만 여전히 심리적 혼란을 겪고 있는 암환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치료를 마치고 일상복귀를 준비할 때 새로운 삶의 목표와 희망을 세우는 암 생존자들이 더 행복감을 느낀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은 암교육센터 조주희(
사진), 강단비 교수 연구팀이 최근 12개월 내 유방암 치료를 마친 환자 283명을 대상으로 주관적 행복감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 측면의 관계를 밝히는 연구를 수행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의 나이는 평균 48.5세였고, 중년 이후 발견된 유방암 때문에 힘든 시간을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치료 후 삶의 모습은 목표의식에 따라 완전히 달랐다.

조사결과 자신의 현재 삶에 대해 평가하면서 ‘매우 행복하다’라고 답한 환자는 전체의 14.5%(41명)로 나타났다. 한 단계 아래 그냥 ‘행복하다’고 응답자는 43.8%(124명)였다. 암 치료 후 행복하다고 느끼는 환자수가 절반이상에 이르는 것이다.

특히 이들 행복감을 느낀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 삶의 질(Quality of Life)은 67.6점으로 그렇지 않은 환자들(49.6점) 보다 18점이나 높게 조사됐다.

또 행복감을 느끼는 환자들은 신체, 감정, 인지, 사회 기능 등에서 그렇지 않은 환자 보다 더 높은 점수를 보였고, 암 치료 후 환자들이 흔히 겪는 피로, 통증, 불면 등의 증상들 역시 행복하다고 답한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하여 적게 나타났다.

무엇보다도 행복감을 느끼는 환자들은 미래에 대한 전망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행복한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미래에 대한 확신이 강했고(27.2%대 11.9%), 삶의 목적(22.4%대 9.3%) 또한 분명했다.

연구팀은 특히 ‘삶의 목적’과 ‘희망’을 다른 인구사회학적 요인들과 떼내어 따러 분석했을 때 이들 요인의 유무에 따라 암 치료 후 행복감을 느끼는 차이가 각각 2배, 4배 가량 차이가 나서 눈길을 끌었다고 전했다.

조주희 교수는 “일반적으로 암을 진단받게 되면 여러 걱정들과 현실적 어려움으로 삶의 목적이나 희망을 잃기 쉽다”면서 “치료를 마치고 난 뒤에도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면서 행복한 환자들에 비해 그렇지 않은 환자들의 더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환자들이 삶에 대한 목표를 가지고 희망을 가질 때 더 행복한 일상복귀가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된 만큼 이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결과는 곧 출판될 정신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코온콜로지(Psychooncology) 의 표지논문으로 채택돼 발표될 예정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