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췌장염 악성도, 내장지방 많고 근육량 적을수록 높다

입력 2017-03-29 10:42
같은 급성췌장염 환자라도 내장지방이 많은 반면 근육량은 적은 사람이 더 심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서울성모병원은 소화기내과 최명규(
왼쪽 위)· 이인석 · 윤승배(
오른쪽) 교수 연구팀이 2009년부터 2015년까지 7년간 급성췌장염 진단을 받은 환자 203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대상 환자의 상태는 중증 6.4%(13명), 중등도 30.5%(62명), 경증 63.1%(128명) 등의 분포였다.

연구팀은 내장지방, 근육량 등을 측정해 이들의 복부CT검사결과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내장지방과 골격근의 면적을 비교했을 때 내장지방이 골격근보다 면적이 넓은 사람의 장기부전과 사망률은 12.5%와 3.4%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1.7%, 0%보다 높고 입원기간도 상대적으로 긴 것으로 확인됐다.

급성 췌장염은 위장의 뒤쪽, 등뼈 바로 앞에 있는 췌장에 갑자기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췌장은 많은 소화 효소를 분비해 지방과 단백질을 소화시키며, 인슐린, 글루카곤 등의 호르몬을 분비하여 혈당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췌장염은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급성 췌장염은 대부분 완전 치유되어 췌장 기능에 손상을 주지 않지만, 간혹 중증이나 반복되는 췌장염이 발생하면 만성췌장염으로 진행되어 췌장의 정상 기능을 잃게 된다.

급성췌장염의 주증상은 복통이다. 지속적인 명치 부위 및 배꼽 주위에 통증이 나타나고 종종 등이나 가슴, 옆구리, 하복부 등으로 확산되기도 한다. 치료는 급성췌장염의 경우 금식, 통증 조절과 수액 치료 등의 방법이 동원된다. 때에 따라 금주 및 내시경적·수술적 치료 등이 필요할 때도 있다.

급성 췌장염은 순한 질환이지만 환자 5명 중 1명은 질환이 심각한 단계로 진행되고, 이 중 10~20%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심각한 단계로 진행될 경우 집중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질환의 중증도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내 지방은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으로 나눌 수 있다. 내장지방은 체내 장기 내부나 장기와 장기 사이 공간에 관찰되는 지방으로, 일반적으로 내장지방 축적은 피하지방 축적보다 인체에 더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내장 지방의 양을 간편하게 복부 둘레를 통해 확인하기도 하는데, 한국인의 경우 허리둘레가 남자 90㎝(35.4인치), 여자 85㎝(33.5인치) 이상인 경우 내장 지방이 많은 복부 비만에 해당된다.

윤승배 교수는 “단순히 뚱뚱한 것 보다는 내장지방이 많고, 근육이 적은 사람이 예후가 더 안 좋기 때문에 평상 시에 내장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늘리면 급성 췌장염 같은 급성 염증 질환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췌장질환 관련 국제 학술지 ‘판크레아톨로지(Pancreatology)’ 온라인판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