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두산' '저력 롯데' '복병 한화'… 돌아온 프로야구, 6대 관전포인트

입력 2017-03-29 00:01

한국 최대 인기스포츠 프로야구가 이번 주 팡파르를 울린다. 31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각 팀은 9월 17일까지 정규리그 144경기를 치르면서 환희와 아쉬움의 드라마를 써 내려간다.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각 팀의 전력과 예상 순위, 바뀌는 규정과 주요 대기록 등을 알아본다.

프로야구 10개 팀은 모두 ‘가을의 전설’을 꿈꾼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중 절반은 가을 무대에 초대받지 못하고 우승트로피는 한 팀만 들게 돼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올 시즌 프로야구를 3강·4중·3약으로 평가한다. 27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각팀 감독 및 선수들은 이런 예상을 거들거나 반박하며 최고의 시즌을 약속했다.


◇최강 두산과 대항마 KIA·LG

한국시리즈 2연패의 두산은 올해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필두로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으로 이어지는 ‘판타스틱4’가 건재하다. 화수분 야구라는 평대로 조수행, 국해성 등 훌륭한 야수 백업까지 보유했다.

KIA는 최형우를 자유계약선수(FA) 4년 100억원에 데려오면서 두산의 강력한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최형우의 가세로 김주찬, 최형우, 이범호, 나지완으로 이어지는 핵타선을 보유하게 됐다. 좌완 에이스 양현종의 잔류도 큰 힘이다. LG 역시 차우찬 영입으로 데이비드 허프, 헨리 소사, 류제국과 함께 두산의 ‘판타스틱4’와 맞먹는 선발진을 구축했다.


◇최고 외인투수 영입 한화는 복병

지난해 준우승팀 NC는 강타자 에릭 테임즈와 2선발 재크 스튜어트가 떠나 투타 누수를 겪었다. 하지만 투수 쪽에선 구창모, 타자에선 조평호의 성장이 반갑다. 넥센은 지난해 부상으로 뛰지 못한 불펜의 핵 조상우와 한현희 복귀가 천군만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1위에 오른 이종범 해설위원의 아들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정규시즌에도 돌풍을 일으킨다면 넥센의 공수 전력은 한결 탄탄해진다.

SK는 대포로 가을야구를 뚫겠다는 심산이다. 지난해 홈런왕 최정과 정의윤, 최승준 등이 건재하다. 최초 빅리그 출신 사령탑 트레이 힐만 감독의 노련한 경기운영도 힘이 될 전망이다. 에이스 김광현이 수술로 시즌아웃된 게 악재다.

한화는 정근우와 이용규 등 주전들이 부상으로 4월 출전이 불투명하다. 하지만 빅리그 출신 알렉시 오간도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라는 최고의 용병 투수 듀오를 영입, 선발싸움에서 밀리지 않게 됐다. 부상 선수들이 돌아올 때까지만 선전하면 4중을 넘어 우승에도 도전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대호 영입 롯데는 ‘글쎄’

롯데는 3할 20홈런 타자 황재균이 미국으로 떠났다. 새 외인 투수 파커 마켈은 시즌에 돌입하기도 전에 이날 임의탈퇴 처리됐다. 믿는 구석은 친정에 돌아온 150억원의 타자 이대호를 통한 시너지 효과다. 삼성은 투타의 핵인 차우찬과 최형우가 빠졌다. FA로 데려온 우규민과 105만 달러에 입단한 앤서니 레나도의 어깨에 성적이 달려있다. kt도 전력 보강이 없지만 시범경기 1위의 저력을 본 경기에서도 발휘하겠다는 각오다.

◇“이대호 꿰뚫고 있다”…흥미진진한 신경전

이날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상카드홀에서 열린 2017 KBO리그 미디어데이에서 공공의 적은 두산이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완패한 김경문 NC 감독은 “9팀 모두 두산의 3연패를 저지하도록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한 팀이 롱런하는 스포츠는 존재해서도 안되고, 발전도 안된다”며 두산에 선전포고했다. 

전 두산 사령탑이었던 kt의 김진욱 감독도 친정에 돌직구를 날렸다. 김 감독은 “지난해 두산에 많이 졌다. 빚을 갚아주고 싶다. 9개 팀이 두산의 우승을 막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에 두산 김태형 감독은 “3연패를 목표로 스프링캠프 동안 준비를 많이 했다. 내년에도 이 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맞받아쳤다.

복귀한 최고 타자 이대호에 대한 신경전도 치열했다. 과거 롯데 코치였던 양 감독이 “이대호의 장단점은 훤하게 꿰뚫고 있다”고 하자 이대호는 “언제 얘기를 하고 계시냐”고 쏘아붙여 웃음보를 터뜨리게 했다.

개막전 선발투수로는 잠실에선 니퍼트(두산)과 비야누에바(한화), 고척에선 앤디 밴헤켄(넥센)과 헨리 소사(LG)가 맞붙는다. 문학에선 메릴 켈리(SK)와 돈 로치(kt), 대구에선 재크 페트릭(삼성)과 헥터 노에시(KIA), 마산에선 제프 맨쉽(NC)과 브룩스 레일리(롯데)가 출격한다.


◇스트라이크존 확대와 비디오판독센터 운영

이달 초 끝난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은 1라운드 탈락이라는 참사를 당했다. 그 원인 중 하나로 좁은 스트라이크존이 꼽혔다. 투수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스트라이크존 때문에 심각한 타고투저 현상이 생겨났고, 투타에서 모두 기량이 정체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부터 스트라이크존을 넓히기로 결정했다. 효과는 올 시범경기부터 나타났다. 지난해 시범경기와 비교해보면 올해 평균자책점은 4.40으로 지난해 4.77에서 0.32포인트가 낮아졌다. 삼진은 경기당 평균 14.2개로 지난해(13.1개)보다 1.1개가 늘어난 반면, 볼넷은 경기당 평균 5.9개로 지난해(6.3개)보다 줄었다. 타율은 0.266으로 지난해(0.270)보다 소폭 하락했다.

KBO는 2014년 도입한 심판 합의판정을 올해부터 비디오 판독이란 명칭으로 바꿨으며 정확성도 대폭 높였다. KBO는 서울 상암동에 ‘KBO 비디오 판독센터’를 세웠다. 이에 따라 구단으로부터 비디오 판독을 요청 받을 경우 심판은 현장 운영요원으로부터 인터컴 장비를 전달 받아 착용한 후 판독센터의 결과를 수신 받아 최종 결과를 내리게 된다. 이전에는 중계방송 리플레이 화면을 이용했지만 올해부터는 KBO 자체 전용화면도 함께 활용해 정확한 판독을 진행한다.

스피드업 강화로 경기 시간도 단축된다. 이닝 중 투수 교체 시간이 2분 20초에서 2분 10초, 연습투구 시간은 2분 10초에서 2분으로 10초씩 줄였다.

◇이승엽, 대기록으로 해피엔딩 꿈꾸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은 대기록들을 쏟아내며 ‘전설’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바로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450홈런·4000루타·1500타점·1300득점이다. 이승엽은 450홈런에 불과 7개 차로 접근해있다. 통산 3833루타로 팀 선배였던 양준혁(3879루타)의 기록에 46루타만 남은 이승엽은 전인미답의 4000루타도 눈앞에 뒀다. 또 지난해까지 1411타점, 1290득점을 달성해 대기록에 각각 89타점, 10득점만 남았다. 삼성도 전설의 아름다운 퇴장을 위해 이승엽이 홈 구장에서 홈런을 칠 때마다 그 공을 잡은 팬에게 스위스 명품시계를 선물하기로 했다.

이밖에 박한이(삼성)는 사상 최초 17시즌 연속 100안타, 정근우(한화)는 12년 연속 20도루라는 위업에 도전한다. 정성훈(LG)은 116경기를 뛰면 양준혁(2135경기)을 넘어 통산 최다 경기 출장 선수가 된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