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표현의 해방구’… 전주국제영화제, 힘찬 출사표

입력 2017-03-27 22:35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JIFF)가 개막을 한 달 앞두고 올해 상영작을 공개했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27일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호텔에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영화제는 ‘영화 표현의 해방구’라는 슬로건 아래 오는 4월 27일부터 10일간 진행된다”며 “역대 최다인 세계 58개국 229편(장편 179편·단편 50편)이 상영된다”고 밝혔다.

메인상영관인 CGV전주고사점을 비롯한 5개 극장 19개관을 확보했다. 야외상영장에는 돔 형태의 대형 텐트를 설치했다. 궂은 날씨에 스크린이 찢어지는 등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이곳에서는 개·폐막식과 갈라 스크리닝을 포함한 전주돔 상영, 공연, 관객 파티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개막작은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연극영화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일디코 엔예디 감독의 장편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몸과 영혼’이, 폐막작은 지난 2월 일본에서 개막한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최신작 ‘서바이벌 패밀리’이 각각 선정됐다.

올해 전주영화제는 도전적이고 논쟁적인 작품들을 적극 수용했다. 신설된 ‘프론트라인’ 섹션에는 시리아를 점령한 이슬람국가(IS)의 탄압에 맞선 저널리스트들의 투쟁담을 담은 ‘유령의 도시’(감독 매튜 하인먼)가 포함됐다.

또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섹션에서는 박근혜 신화가 어떻게 생겨나고 몰락하는지 들여다본 ‘미스 프레지던트’, 국정교과서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국정교과서’ 등이 소개된다.

한국 독립영화의 반등을 염원하는 ‘전주시네마프로젝트’는 세 편의 한국영화가 투자 작품으로 선정했다. 이창재 감독의 ‘N 프로젝트’(가제), 김양희 감독의 ‘시인의 사랑’, 김대환 감독의 ‘초행’ 등이다.

김승수 전주시장 겸 조직위원장은 “전주국제영화제는 다양한 주체들과 소통하고 새로운 도전을 해가고 있다. 관객과 영화인들에게 겸손했고 자본과 권력, 사회적인 통념 앞에서 당당했다. 이에 ‘영화 표현의 해방구’라는 슬로건을 사용할 만큼 자부심이 있다”고 밝혔다.

이충직 집행위원장은 “지난해에 블랙리스트나 검열 등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아직 완벽하게 해소됐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 “전주영화제를 통해 영화제가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의미를 가져야 하는지 되새겨보고자 ‘영화 표현의 해방구’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라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