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른 세월호 선체에 새겨진 진실… 의혹 풀릴까

입력 2017-03-27 17:17
3년 만에 완전히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 방향타(원안)가 하늘 방향인 오른쪽으로 꺾여있다.

세월호 방향타와 램프에 의혹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침몰 3년 만에 선체가 수면 위로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면서 사고 원인과 급격한 침몰을 설명할 수 있는 단서로 꼽히고 있다. 유가족들과 선박 전문가들은 그간 제기된 의혹들과 더불어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세월호 선체가 반잠수식 선박에 옮겨진 뒤 수면 위로 떠오른 지난 26일 방향타가 모습을 드러냈다. 우현으로 꺾인 상태였다. 사고 당시 오른쪽으로 회전했던 세월호 항적과 일치했다. 하지만 방향타 각도는 5도~10도로 사과 원인으로 알려진 급변침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방향타가 오른쪽으로 꺾인 것은 ‘상식 밖’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임남균 목포해양대 교수는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방향타가 오른쪽으로 올라가 있는 것은 중력을 거스르는 방향"이라며 "조타기가 고장이 났는가 안 났는가를 육상에 올려서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침몰한 세월호는 3년 간 44m 해저에 좌현 쪽으로 누워있었다. 방향타와 반대 방향이다. 이에 임 교수는 조타기 고장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정부는 2014년 사고 조사에서 세월호가 선체 복원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조타수의 부적절한 조타로 무리하게 실은 화물들이 쏟아져 균형을 잃고 침몰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대법원은 2015년 업무상 과실 혐의로 기소된 세월호 조타수에 대해 “조타 실수보다는 조타기의 결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반잠수 선박에 안착한 세월호. 좌현 선미 램프(원안)가 떨어져 나가 화물칸에 실려 있던 중장비 등이 입구를 막고 있다. 뉴시스

지난 23일 인양과정에서 암초로 등장한 좌현 선미 램프도 재조명됐다. 해수부는 이날 램프(차량과 화물이 드나드는 문)가 열려 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하고 잠수부를 투입해 긴급하게 절단했다. 램프가 열린 상태로 반잠수식 선박에 선체를 옮겨 싣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좌현 선미 램프는 세월호의 급격한 침수를 밝혀줄 단서로 지목돼 왔다. 세월호가 기울어진 지 2시간도 안돼서 완전히 침몰했기 때문이다. 당시 램프가 부실하게 닫혀 있어 그 곳을 통해 물이 들어온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번 인양 과정에서 램프가 열려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27일 오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동거차도 인근 사고해역에서 미수습가족이 반잠수선에 실린 세월호를 보고 있다. 뉴시스

램프 절단을 놓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유가족들은 진상 규명을 위한 핵심 증거 중 하나인 램프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열린 램프로 미수습자 유류품 등이 유실됐을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해수부는 세월호 선체가 누워있던 해저와 유실방지 그물망을 집중 수색할 예정이다.

세월호는 바닷물 등 배수 작업을 마치는 대로 오늘 30일 전후해 최종 목적지인 목포신항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목포신항에 도착하면 5일 가량 작업을 통해 육지에 거치된다. 이후 본격적인 미수습자 수색과 사고 원인 조사에 들어간다. 해수부는 수색 과정에서 선체 절단 가능성을 언급해 유가족들이 반발하고 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