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당 대선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27일 호남권 순회경선에서 관심은 온통 ‘문재인 대세론’이 입증되느냐 흔들리느냐에 쏠렸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득표율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가 1위를 할 것이란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그의 득표율에 따라 향후 경선 판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전 대표 측은 투표에 앞서 득표율이 50%만 넘어도 대세론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자신했다. 캠프 관계자는 “과반만 넘어도 대세론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오히려 얼마나 득표하느냐보다 2위와 얼마나 벌리느냐가 관건”이라며 여유를 보였다.
하지만 후발주자들은 60~65%를 기준으로 제시하며 대세론 허물기에 나섰다. 문 전대표가 60% 이상 득표하지 못하면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다는 반증이란 것이다. 안희정 충남지사 측 박수현 대변인은 “권리당원 등이 참여한 사전투표에서 문 전 대표가 65% 정도 득표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현장투표에서 60% 이하에 머문다면 민심과 당심의 괴리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라디오에 출연해 “광주 민심이 아주 빠르게 바뀌고 있다. (문재인 대세론이 나오는) 여론조사에 답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말이 유행처럼 퍼지고 있다”면서 “문 전 대표에 대한 반감은 호남뿐 아니라 전국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문 전 대표 측에서 65% 득표를 예상하던데, 대세론이 흔들리는 장면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다음 경선지역은 안희정 충남지사의 텃밭인 충청이다. 안 지사 측은 호남에서 시작해 충청으로 이어지는 경선 순서를 바람몰이에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호남에 공을 들여왔다. 만약 호남경선에서 문 전 대표의 대세론이 흔들리는 결과가 나온다면 충청 민심이 안 지사에게 유리한 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문 전 대표 측은 호남과 충청 경선까지 수성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양측이 주장하는 ‘문재인 대세론’ 기준에 꽤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이런 판도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호남경선 투표 결과는 오후 7시 이후 발표된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