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잠수식 선박에 실린 세월호의 이동경로가 공개됐다.
26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세월호는 배수와 잔존유 제거 작업을 모두 마친 뒤 목포신항으로 이동한다. 반잠수선은 동·서거차도를 빙 둘러 가사도와 장도 사이를 통과한다.
이때 두 섬의 남쪽에 있는 불도를 거치게 되는데, 이곳에서 도선사들이 반잠수함에 올라탄다. 대형 선박이 좁은 항로를 운항하려면 법에 따라 일정 인원의 도선사가 반드시 승선해야 한다. 도선사는 선박에 탑승해 해당 선박을 안전한 수로로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반잠수선은 이후 평사도와 쉬미항 사이, 장산도와 임하도 사이를 차례로 통과하고서 시하도 서쪽을 지난다.
뒤이어 외달도 동쪽과 달리도 서쪽 항로를 거쳐 달리도를 남쪽에, 율도와 장좌도를 북쪽에 각각 두고 이동하면 목포신항에 도달하게 된다.
반잠수선은 이 경로를 시속 8∼10㎞로 이동할 예정이다. 목포신항까지는 약 10~12시간이 걸리 것으로 보인다. 해수부 측은 “빠르게 이동하는 것보다 무조건 안전하게 항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월호가 인양현장에서 가까운 팽목항으로 가지 않고 87㎞나 떨어진 목포신항으로 가는 이유는 ‘철재부두’ 때문이다.
철재부두는 무게가 무거운 철판이나 선박모듈 등을 처리하도록 설계돼 다른 부두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반이 견고하다.
정부는 △수심 6m 이상 △면적 2만㎡ 이상 △바닥이 버틸 수 있는 하중 ㎡당 2.73톤 등의 조건에 맞는 거치장소를 물색한 뒤 목포신항을 선택했다.
정부는 7월 20일까지 철재부두를 임차하기로 계약한 상태다. 세월호 선체가 목포신항에 거치되면 세척과 방역작업을 거쳐 미수습자 수색·수습 작업 및 선체조사 작업이 시작된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