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87㎞ 물살 가를 ‘마지막 항해’… 이르면 28일 도착

입력 2017-03-25 18:49 수정 2017-03-25 20:30
반잠수식 선박이 25일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세월호를 선적하고 수면 위로 부양하고 있다. 부양 작업이 끝나면 세월호는 목포신항을 향해 출발할 수 있다. 뉴시스

세월호는 이제 ‘마지막 항해’를 준비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고비였던 반잠수식 선박 선적이 완료되면서 인양은 사실상 성공했다. 남은 여정은 전남 진도 해상에서 목포신항까지 87㎞의 뱃길이다.

해양수산부는 25일 “오후 6시30분쯤부터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를 선적한 반잠수식 선박을 띄우는 부양 작업을 시작했다”며 “세월호 선체가 모두 드러나는 수면 위 9m 지점에 도달할 때까지 3~4시간을 소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후 10시30분 전까지는 세월호 선체가 모두 물 밖으로 꺼내질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선체는 반잠수식 선박 부양 작업 직전에 잭킹바지선 2척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됐다. 수면 위 16m까지 떠오르면 잠겨있던 반잠수식 선박도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해수부는 부양 작업을 마무리하면 세월호 선체 내부의 해수를 배출하고 잔존유 제거 작업을 진행한다. 또 세월호 선체와 반잠수식 선박의 고박작업을 병행한다. 이 과정에서 3~5일을 소요할 것으로 보인다.

두 작업이 끝나면 세월호는 반잠수식 선박에 실려 87㎞ 떨어진 목포신항으로 옮겨진다. 2년11개월 만에 물살을 가르는 ‘마지막 항해’다. 반잠수식 선박의 평균 시속은 4~5노트(약 10㎞)다. 출발하면 10시간 뒤 목포신항으로 도착할 수 있다. 이르면 오는 28일 목포신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미수습자 수색과 선체 조사는 육지에서 이뤄진다.

앞서 세월호는 오전 4시10분쯤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됐다. 잠수식 선박이 약 1.5m 부양하면서 선적 작업은 완료됐다. 이 단계는 세월호 인양의 성패를 가를 가장 중요한 고비였다.

선적을 완료한 뒤부터 기상 상황 등으로 인한 변수는 대부분 사라졌다. 시간이 지연될 수는 있으나 이동 자체가 가로막힐 가능성은 이제 희박해졌다. 세월호 인양은 사실상 성공했다.



반잠수식 선박이 25일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세월호를 선적하고 수면 위로 부양하고 있다. 부양 작업이 끝나면 세월호는 목포신항을 향해 출발할 수 있다. 뉴시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25일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서 ‘사실상 인양 성공’ 소식을 확인한 뒤 부둥켜안고 울고 있다. 뉴시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오전 10시40분쯤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엄마 아빠, 가족의 마음으로 애쓰고 함께 울어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이어 “한 명의 실종자도 없이 (미수습자) 9명 전원을 모두 수색하고, 왜 침몰했는지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할 때까지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 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