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성희롱 발언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 연세대학교 학생이 자살을 기도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연세대 학생 이모(24)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 21일 오후 8시45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원룸에서 목 부분이 흉기에 찔려 피 흘리는 모습으로 발견됐다.
SNS에 이씨가 '유서'라는 글을 올린 것을 본 친구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과 119 구급대가 이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씨가 SNS에 올린 유서에는 “피해자에 대한 죄책감으로 대인기피증에 걸릴 만큼 힘들었다”며 “카톡방 성희롱 발언을 했으며 동기 MT에서 피해여성의 신체를 만진 것을 모두 인정하고, 사건이 불거지자 카톡방 내용을 조작한 것도 맞다. 삶에서 그 책임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것보다 잘못을 죽음으로 갚는 게 낫다고 생각해 자살을 선택했다”고 적혀있다.
현장에서도 이씨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도 발견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유서는 죄책감을 느낀다는 취지로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SNS에 올린 글을 본 지인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과 119 구급대에 의해 구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의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이달초 연세대 중앙도서관 앞에 붙은 '연세대학교 XX과 남톡방은 13학번에만 존재했는가'라는 대자보의 당사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3장짜리 대자보에는 ‘XX학과 13학번 남학생들이 단톡방에서 같은 학과 여학생을 상대로 외모 품평, 성희롱 발언을 일삼고 신체 일부를 추행했다’는 낯 뜨거운 성적 대화가 고스란히 담겼다.
이 대자보는 연세대 대나무 숲뿐만 아니라 각종 커뮤니티, SNS에도 확산되며 논란이 됐다.
이씨는 카톡방 성희롱 문제가 제기되면서 심리적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