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에 당뇨, 고혈압 있는데…인공관절수술 괜찮을까"

입력 2017-03-24 22:04

무릎이 안 좋아 거동이 힘든 노모를 보면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해드려야 하나 고심하게 된다.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괜히 수술로 합병증이나 더 키우지 않나 우려도 크다. 
 하지만 최근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고령 환자들도 삶의 질을 고려해 인공관절 수술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김강일 교수팀이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중 70세 이상 658명의 기저 질환을 분석했다. 그 결과 고혈압 75%(496명), 당뇨병 34%(223명)로 만성질환을 앓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수술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김 교수는 “예전에는 수술밖에 다른 방법이 없을 정도의 심한 무릎질환으로 고생하는 고령 환자에게 수술을 조심스럽게 권유하면 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이 있는데 괜히 수술 후 탈이 날까 두렵다며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최근에는 인식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2012년~2016년)에서도 비슷한 추세를 보여준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70세 이상 환자가 5년 전보다 38% 증가(2만6971명→3만7128명)했으며 특히 80세 이상 고령에서는 2배 가까이 증가(3045명→5767명)했다.

 수술의 원인은 대부분 원발성 퇴행성 관절염이다. 노화로 인해 무릎 연골이 닳아 없어져 뼈와 뼈가 맞닿아 다리의 O자모양 변형과 함께 심한 통증이 유발되기에 더 이상 사용하기 힘들어진 관절을 제거하고 인공관절을 삽입하면, 다리가 반듯해 지고 무릎 통증이 거의 사라진다.

 과거에는 인공관절 수명이 10여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 몇 년 안에 교체 수술을 받을 바에야 그냥 살지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의료 기술이 발전하고 생체 재료가 개발돼 20년 이상 사용을 기대할 수 있어, 한번 수술로 관리만 잘하면 오래도록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하지만 고혈압 당뇨 심혈관질환 등이 있으면 수술 합병증에 대한 두려움으로 포기하는 사례가 종종 생긴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 환자는 심리 사회 신체적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해야 한다. 내·외과 협진을 통한 1:1 맞춤 플랜으로 수술 전 신체 상태를 최적화한다. 이후 검사상 심각한 이상이 없는 경우에 면밀히 관찰해 수술하고 있다. 
 고령 환자에게 수술 후 감염 문제는 더욱 치명적이기 때문에 18도 이하 수술실 온도, 우주복(Hood) 착용, 외부 공기차단, 전용슬리퍼 착용 등 이중 삼중으로 체크해 감염 문제를 최소화한다. 
 
 수술 방법도 기존에 15~20cm로 절개했다면 현재는 12cm 이하로 절개부위를 최소화함으로써 통증은 낮추고 회복 속도는 높였다. 수술 당일부터 관절 운동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생활 속 맞춤 운동으로 꾸준히 관리하면 2~3개월 후에는 정상적인 사회생활과 가벼운 운동도 가능하다.
 
 김 교수는 “진료 시 무릎 통증으로 거동이 불편해져 가정과 사회 활동이 위축되며 우울 증세를 보이는 환자를 많이 보게 된다”며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인공관절 수술을 긍정적으로 고려해 행복한 노후를 대비할 필요가 있으나 고령에서의 수술은 안전성이 바탕이 되어야 하므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