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사를 긴급 투입해 세월호 선미 램프를 제거하는 작업이 24일 오전 완료됐다. 해양수산부가 ‘램프 제거 완료’ 사실을 발표한 것은 오전 6시45분이었다. 10시간 넘게 걸렸다. 해수부 발표 시점에 세월호는 수면 위 12m까지 올라온 상태다. 반잠수정에 옮겨 싣는 데 필요한 높이 ‘13m’를 1m 남겨두고 있다.
정체 상태였던 인양 작업은 한 고비를 넘겨 재개됐다. 하지만 앞으로도 많은 고비가 남아 있다. 전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통째 인양’ 방식은 복잡하다. 세밀한 조건들이 어긋남 없이 갖춰져야 성공할 수 있다. 지난 20일 시험인양 과정에선 인양 와이어가 꼬이는 일이 발생했고, 23일에는 선체와 바지선이 너무 가깝게 붙어 서로 접촉하는 간섭현상 때문에 지연되기도 했다.
문제가 됐던 선미 좌현 램프는 높이 11m, 폭 7.5m 규모였다. 선박에 자동차 등이 드나드는 출입로를 위한 개폐형 구조물이다. 세월호를 끌어올리고 보니 이 램프의 잠금장치가 파손돼 열린 상태였다. 램프가 열린 채로는 반잠수식 선박에 싣지 못한다. 반잠수식 선박은 13m까지만 잠수할 수 있다.
램프 제거를 마친 터라 선체를 수면 위 13m까지 끌어올리는 작업은 순조로울 것으로 보인다. 목표 높이에 도달하면 선체와 재킹바지선을 쇠줄로 단단히 묶는 2차 고박 작업을 하게 된다. 이후 1km 인근 해상에 대기 중인 반잠수식 선박에 옮겨 싣는데, 이 과정이 해저에서 끌어올리는 작업만큼이나 쉽지 않다. 반잠수식 선박에 거대한 세월호를 올릴 공간이 그다지 넓지 않아서 대단히 정교한 움직임이 요구된다.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이 작업도 변수는 날씨다. 세월호 선체를 바지선에서 분리해 반잠수식 선박에 옮겨 싣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조류나 너울성 파도 등 돌발 변수가 생긴다면 작업은 어려워지게 된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바지선에서 반잠수 선박으로 이동하는 과정에 무게 등 여러 변수가 유동적으로 바뀌게 된다. 안정성이 떨어지는 때라 아주 천천히 가야 한다. 반잠수선에 올리고 고박까지 풀어야 안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24일은 이 해역의 조수 차이가 가장 작은 소조기 마지막 날이다. 이날 중 반잠수선에 세월호를 올릴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이 됐다. 다행히 날씨는 좋다. 오전 7시 현재 사고 해역 인근 맹골수도의 파고는 0.2m에 불과하다. 서거차도 자동기상관측장비에 관측된 1분 평균 풍속도 1.0㎧에 그쳤다. 안정적 인양작업을 위한 파고 1m 이하, 풍속 10㎧ 이하의 기상조건이 갖춰져 있다.
해수부는 반잠수선에 옮겨 싣는 작업을 이날 자정까지 마친다는 목표를 세웠다. 성공할 경우 세월호는 약 87㎞ 떨어진 목포신항 철재부두로 이동해 육상에 거치된다. 이어 수습자 수색과 선체 조사 등이 이뤄진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