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 철회…한숨 돌린 조원태

입력 2017-03-23 23:39 수정 2017-03-23 23:40
대한항공은 조종사 노조가 오는 24일로 예고했던 파업을 철회했다고 23일 밝혔다. 당초 조종사 236명은 24일 0시부터 30일 0시까지 파업을 벌일 계획이었다.

회사는 조종사 노조 파업이 같은 날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와 맞물리면서 곤혹스러워 하는 분위기였다. 이번 주총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장남인 조원태(사진) 사장이 취임 이후 처음 의사봉을 잡는 자리인 만큼 노조 파업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수밖에 없었다.

대한항공 주주들은 6년째 무배당과 조종사 노조와의 갈등에 따른 잡음 등으로 경영진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경영진의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총 당일 파업까지 벌어지면 오너 일가인 조 사장은 적잖은 상처를 입게 된다.

조 사장은 2015년분 노사 임금협상을 최우선 해결 과제 중 하나로 떠안고 첫 임기를 시작했지만 아직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취임 직후 노조 사무실을 찾아 집행부를 만나는 등 노사 관계에 적극적 행보를 보였지만 성과는 없었다.

이후에도 임금협상 테이블에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자 노조는 협상 재개 두 달 만인 지난 10일 2차 파업을 선언했다. 조종사 노조는 지난해 12월 22일부터 28일까지 1차 파업을 벌인 바 있다. 회사가 향후 재개할 임금협상에서도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 노조는 다시 파업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

회사는 이날 저녁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조종사 노조의 결정을 존중하며 향후 원만한 노사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