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테러… 총리는 '코브라 회의'를 소집했다

입력 2017-03-23 13:18

영국 의사당 인근에서 차량 테러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부상한 22일 오후(현지시간). 테레사 메이 총리는 경호원에 둘러싸여 차를 타고 의사당을 빠져나갔다. 이어 '코브라 회의(Cobra meeting)'를 즉각 소집했다. 

'긴급안보대책회의'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이 회의 명칭은 'Cabinet Office Briefing Rooms'의 머릿글자 'COBR'에 'A'를 붙인 것이다. 범정부 위기대응 위원회 역할을 한다. 우리 정부가 안보 위기 상황이 벌어지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듯, 영국은 코브라 회의를 통해 즉각적인 대응 방향 등 의사 결정을 내린다. 

이 회의를 가진 뒤 메이 총리는 관저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강도 높은 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우연이 아니며 의회를 목표로 한 병적이고 사악한 테러범의 공격이다. 영국은 이런 테러 행위에, 영국의 최고 권력을 공격하려는 자들에게 절대로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내일도 의회는 정상적으로 회의를 진행할 것이다."

코브라 회의의 목적은 효과적인 의사 결정과 신속한 대응, 부처 간 원활한 소통에 있다. 경찰, 국방, 정보 기관을 책임지는 각료들이 휘하의 고위 당국자들과 함께 참석하며 사안의 성격에 따라 참석 범위는 유동적이다. 국내 테러 상황에서는 내무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코브라 회의실은 런던의 내각사무처(Cabinet Office) 메인빌딩에 있다. 미국 백악관 상황실, 우리나라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비슷한 기능을 한다. 이 곳에서 영국군 특수부대 SAS 등과 화상 작전회의를 하며 실시간 지휘할 수 있다. 

런던 테러는 하원에서 표결을 진행하던 중 벌어졌다. 총성이 들렸고 의회는 정회됐다. 의사당과 웨스트민스터 지하철역이 폐쇄됐다. 웨스트민스터 브리지에는 SUV 차량이 파괴된 채 버려졌다. 범인은 이 차량을 이용해 철제문을 통과, 의사당 안뜰인 뉴 팰러스 야드로 돌진했다. 

브뤼셀 테러 1주년인 이날 벌어진 영국 의사당 테러는 지난해 독일의 크리스마스시장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와 프랑스 휴양지 니스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를 연상하게 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