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배 빨리 늙는 '선천성 조로증' 환자에 희소식

입력 2017-03-23 12:09

일반인보다 10배나 빨리 늙어버리는 희귀난치병 '선천성 조로증' 환자의 노화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웰에이징연구센터 박상철 석좌교수와 뉴바이오롤지 전공 이영삼 교수 연구팀은  '허치슨 길포트 조로증후군(HGPS) 환자의 노화를 개선하는 약물을 발굴하고, 그 약물을 활용해 노화세포 기능을 회복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HGPS 환자들은 생후 18개월 무렵부터 성장 저하와 함께 피부 주름, 탈모, 시각 이상, 심혈관질환 등 노화 관련 질병을 동반한다. 평균 수명은 13세 정도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HGPS 환자로부터 얻은 섬유아세포의 노화 진행 단계에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감소로 인해 증가하는 유해물질 '활성산소'에 주목했다. 약물 스크리닝 시스템을 통해 이 활성산소를 제어할 수 있는 약물(Y-27632)을 찾아냈으며 이 약물이 미토콘드리아의 자체 기능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세포내 에너지와 물질 대사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떨어지면 활성산소 증가, 에너지 생성 효율 저하 등으로 세포의 노화를 유발한다. 연구팀은 세포 노화가 진행될 때 '록(ROCK)단백질' 활성화와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저하 사이 분자적 인과관계를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또 'Y-27632' 약물이 미토콘드리아 기능 회복과 함께 HGPS 환자 세포의 특징인 '핵막 변성'과 유전자 손상을 줄여 노화 세포의 기능 회복을 유도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박 교수는 "향후 노화 및 조로증 동물 모델에서의 효능 검증과 독성 평가 등을 통해 인간의 건강한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노화과학 관련 국제학술지 '에이징 셀' 최신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