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침몰한 지 1073일 만에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자 유가족과 미수습자 가족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3년 만에 이룬 간절한 꿈이 이뤄진 만큼 이들이 흘린 눈물은 더욱 뜨거웠다.
미수습자 가족 7명은 작업 현장과 1.7㎞가량 떨어진 바다에 떠 있는 어업지도선 ‘무궁화 2호’에서 작업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이들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세월호의 성공적인 인양을 긴장과 기대 속에서 지켜봤다.
미수습자 가족들이 아직까지 세월호의 선체 모습을 육안으로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뉴스를 통해 해수부의 발표를 들은 이들은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3시45분에 구조물의 일부가 확인됐고 1시간 뒤에 본체가 드러났다는 소식을 듣기까지 꼬박 1073일이 지났다 점에서 만감이 교차했다. 만간이 교차한 순간 정적이 흘렀다. 여기저기서 오열이 쏟아졌고 이내 무궁화 2호는 눈물 바다가 됐다.
예은아빠로 이름을 알린 유경근씨는 이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체 일부 모습을 게재하며 인양과정을 상세히 전했다. 앞서 유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인양을 직접 지켜보려 가족들이 출발했다”는 소식을 전했었다.
그는 이어 “2014년 4월16일에 아이들을 데려오려고 서둘러 나섰던 그 길을 아홉분 미수숩자들을 데려오려고 다시 간다”며 “두렵지만 피하지 않고 마주하겠다”는 심경을 밝혔다.
세월호 참사 후 수습하지 못한 희생자는 모두 9명이다. 이중 7명의 가족들은 전날 팽목항에서 인양 성공을 기원하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가족들은 “상상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은화, 다윤, 현철, 영인, 양승진, 고창석 선생님, 권재현, 혁구, 이영수님을 먼저 찾아간 295명처럼 가족 품에 보내 주십사하는 마음으로 이 앞에 섰다”며 “세월호 속에 내 가족이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아프고 끔찍하다”고 말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세월호가 육지로 올라오면 인양의 최우선 목표인 미수습자의 온전한 수습과 사고 원인 규명 작업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해수부는 세월호가 거치하는 순간부터 영상 녹화를 통해 수색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