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피고인'의 시국풍자가 시청자들의 답답한 속을 뚫어줬다.
21일 방송된 '피고인' 최종화에서는 극중 검사 박정우(지성)가 대기업 회장 차민호(엄기준)에게 사형을 구형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사형수가 된 차민호의 왼쪽 가슴에 부착된 죄수번호는 '1001'이었다. 이 장면이 방송에서 확대되면서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SNS와 온라인커뮤니티에서 네티즌들은 차민호의 죄수번호 ‘1001’을 두고 그 의미에 대한 다양한 증거와 추측을 내놨다.
마지막 회가 방송된 이날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서울중앙지검 1001호에서 조사를 받았다. 숫자'1001'은 국가원수가 사용하는 숫자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차량번호 역시 1001이다.
박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이 머물렀던 강남 오피스텔 호수 역시 1001호였고, 그가 운영했던 카페 전화번호 뒷자리 역시 '1001'로 알려졌다.
방송을 본 네티즌들은 "작가가 피고인 차민호의 죄수번호 '1001'를 우리나라의 현 시국을 반영한 것같다"며 “죄수번호 1001번에 빵 터졌다”는 시청소감을 남겼다. 한 네티즌은 "1001이 우연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박 전 대통령의 구속수사를 바라는 시청자들에게는 시원한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피고인 드라마의 관계자는 "정치인이 좋아하는 번호라서 사용하긴 했지만 의도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피고인' 마지막회에서는 검사 박정우(지성)가 윗선의 부당한 지시에 맞서 대기업 회장 차민호(엄기준)의 범죄를 추적해 죗값을 치르게 하는 내용이 다뤄졌다. 시청자들에게 현 시국을 제대로 풍자했다는 호평을 받은 ‘피고인’은 자체 최고 시청률(28.3%)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