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누구나 편리한 유니버설디자인을 입는다…통합 가이드라인 적용

입력 2017-03-22 11:28 수정 2017-03-22 11:53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해 이용자 편의를 강화한 일반화장실.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보행로와 공원, 공공건물 등에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을 적용해 누구에게나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를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유니버설디자인은 장애 뿐 아니라 성별, 연령, 국적, 신체 능력 등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편리한 물리적·사회적 환경을 제공하는 디자인이다. 모든 사람을 배려하는 인식이자 철학에 기반을 뒀기 때문에 ‘모두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이라고도 불린다.

시는 유니버설디자인 통합 가리드라인 개발을 완료하고 이를 서울시내 공공건물 등에 확대 적용해 나가겠다고 22일 밝혔다.

어르신, 임산부 및 영유아·어린이, 장애인, 등록외국인, 외국인 방문객 등 서울시민 구성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어 다양성을 고려한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은 필수적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통합 가이드라인은 교통약자의 이동편의를 위한 법과 조례, 무장애 건물·공원, 자전거도로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 등 관련 지침 15개를 총망라하고 새로운 지침을 추가해 만들어졌다.

시각장애 아동을 위해 종소리와 북소리 등 청각을 활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 싱가포르의 놀이터. 서울시 제공

통합 가이드라인은 편리, 안전, 쾌적, 선택가능 등 4대 원칙을 지향한다. 이 원칙 아래 가로, 공원·광장, 공공건축물 등 3개 부문 29개 세부항목에 대해 실제 디자인에 적용 가능한 실용적인 지침을 담았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보도는 누구나 걷기 쉽게 평탄한 길을 기본으로 원하는 곳까지 헤매지 않고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보행자 안내사인을 출구에 인접설치해야 한다. 경사로나 계단은 사전에 정보를 안내해 우회동선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차도는 주택가 국지도로, 어린이보호구역 등에서는 차량 속도를 낮추기 위해 지그재그 형태로 설치한다. 자전거 전용도로는 보행구역와 안전하게 구분돼야 하며 자전거 주차장 및 각종 설비를 갖춰야 한다.

장애인 및 영유아동반자가 이용가능한 화장실, 계단 및 경사로 등 정보 안내를 통해 동선계획이 가능하게 제시한 영국의 유니버설디자인 적용 사례. 서울시 제공

공원은 출입구 한 곳 이상은 휠체어, 유모차 이용자를 위한 평탄한 접근로를 확보하고 시각장애아동도 즐길 수 있도록 청각을 이용한 오감활용 놀이시설도 설치된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다목적 화장실도 최소 1곳 이상 갖춰야 한다.
공공건축물은 보행접근로, 주차장, 로비, 복도, 경사로, 계단, 승강기, 방재 및 피난시설, 화장실, 수유실 등 건물 내외의 각종 시설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건물 주 출입문은 유모차를 끌거나 양손에 짐을 든 사람도 불편하지 않도록 자동문으로 하고 남성용 화장실에도 기저귀교환대를 설치한다. 로비 안내데스크는 아이나 휠체어 이용자도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높이를 다양하게 한다.

화장실에는 일반적인 형태의 기저귀교환대뿐 아니라 팬티형 기저귀나 옷을 갈아입힐 수 있는 접이식 교환대(발판)도 설치한다. 어르신이나 거동이 불편한 이용자를 위해 일반 화장실에도 손잡이를 설치한다.


시는 앞으로 서울에 지어지는 공공건물과 가로‧공원‧광장 등 공공공간에 이 같은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일반 화장실에 설치된 기저귀교환용 발판.

올해 성동구 보건소를 시범사업지로 선정, 유니버설디자인 통합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진입접근로, 안내표지, 주차장 안전보행로 등을 연말까지 개선하기로 했다.


시는 가이드라인이 실제로 잘 적용됐는지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 소책자도 마련했다.
 시는 유니버설디자인 통합 가이드라인과 체크리스트를 본청, 사업소, 산하기관 및 자치구 등에 배포할 예정이다. 또 시 홈페이지(www.seoul.go.kr)와 디자인서울 홈페이지(design.seoul.go.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도록 공개할 예정이다.

고홍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다양성 존중을 핵심 가치로 하는 유니버설디자인은 다양한 시민이 함께 살아가는 대도시 서울에 필수적”이라며 “다양한 시민을 존중하는 인식이 보다 확산될 수 있도록 유니버설디자인 통합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