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이 지나며 본격적인 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기온은 당분간 평년과 비슷하나 일교차가 클 전망이다. 일 최고기온과 최저기온이 큰 폭으로 차이가 나면 가장 먼저 조심해야 할 것이 건강이다.
기온변화가 심하면 우리 몸은 여러 질환에 노출된다. 갑작스러운 추위로 혈관이 수축하면 심뇌혈관에 무리가 와 심근경색이나 뇌출혈 등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중증 질환 외에도 큰 일교차는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를 교란해 면역력을 떨어트린다.
문제는 면역력 저하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이다.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우리 몸 스스로를 보호하는 면역력이 떨어지면 각종 바이러스에 쉽게 노출된다.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로까지 쌓이면 말초성 안면신경마비, 즉 구안와사(口眼喎斜)에 걸릴 수 있다.
안구건조증, 이명, 난청, 삼차신경통 등 뇌신경질환을 중점 진료하는 단아안한의원 강동점 관계자는 “구안와사에 대한 대표적인 편견 중 하나가 추울 때 걸린다는 것”이라며 “한랭(寒冷)도 구안와사 원인인 것은 맞지만, 큰 일교차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봄철에도 안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봄철 큰 일교차와 꽃샘추위로 인한 면역력 저하가 원인인 만큼, 극심한 스트레스와 피로 누적 역시 병을 부를 수 있다”며 “최근 들어 젊은 층의 발병률이 해마다 증가하는 것도 이 점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구안와사는 얼굴을 담당하는 제7뇌신경인 안면신경에 문제가 생길 때 발생한다. 뇌신경은 뇌 아래쪽에 있는 뇌간에서 얼굴 쪽으로 뻗은 신경줄기 다발을 말한다. 이 뇌신경에 여러 가지 원인으로 손상되면 각각 담당하는 얼굴 근육이나 감각에 이상이 올 수 있다.
실제로 많은 환자가 근육 마비로 착각하는 구안와사도 제7뇌신경 이상이 원인이다. 얼굴 근육을 담당하는 신경이 손상됐기 때문에 마비가 마치 근육의 문제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이외에도 구안와사 초기증상은 눈가나 입가가 떨리는 현상, 귀 뒤의 통증, 얼굴이 뻣뻣한 느낌 등이다. 증세가 심해지면 눈이 잘 감기지 않고, 웃을 때 입이 한쪽으로 치우쳐 마치 입이 옆으로 돌아간 것처럼 보인다. 특히 안면마비는 구안와사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단아안한의원 강동점 관계자는 “구안와사 치료는 초기에 빨리 하는 것이 완치 확률을 높이기 때문에 가까운 한의원이나 병원을 바로 찾아가야 한다”며 “무엇보다 기온이 따뜻하더라도 일교차를 고려해 옷차림을 갖춰 입고, 스트레스와 피로하지 않도록 평소 건강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콘텐츠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