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시기 놓치지 않아야” 성조숙증 의심된다면 성장예측 검사 고려해야

입력 2017-03-22 11:25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비만인 아이들이 급증하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자녀의 성조숙증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다. ‘성조숙증’이란 사춘기의 시작을 알리는 일련의 증상들이 또래의 평균 시기보다 빠르게 발현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시기에 여아에서는 가슴의 발달이나 음모, 남아에서는 고환이 커지거나 음모 또는 음경의 발달이 이뤄진다. 이후부터 점차 신체 발달이 진행돼 여아는 여성스러운 부드러운 곡선의 체형으로 바뀌는 가운데 초경이 시작되고 남아는 남성스럽게 넓은 어깨와 근육이 발달한 체형으로 바뀌며 몽정이 시작된다.

근래에는 대표적인 2차 성징 징후가 평균적으로 여아는 5학년에, 남아는 6학년 경에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점차 그 시기가 점차 앞당겨지면서 상대적으로 빠른 초경이 찾아오고 있다. 이에 일찍 키가 크기 시작하는 반면 성장 기간이 짧아 최종 키가 작게 결정될 뿐만 아니라 빠른 초경은 우울증세와 대사증후군과 상관관계가 큰 것으로 나타나 주의 깊은 관찰이 요구된다.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보도한 영국 브리스톨 대학의 캐럴 조인슨(Carol Joinson) 박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초경을 11.5세 이전에 겪으면 13-14세 때 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10대 소녀 2184명을 대상으로 초경과 우울증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로 13.5세가 지나서 초경을 겪은 여자아이들이 우울증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초경이 너무 이르면 10대 중반에 우울증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초경이 늦으면 이러한 가능성도 낮아진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과다.

또한 초경 나이가 11살 이하로 빠른 여성은 16살이 넘어 초경을 한 여성보다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3.8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한 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을 통해 발표된 바 있다. 이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폐경 전 여성 1464명을 대상으로 초경 나이와 대사증후군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하지만 아직도 병원을 찾는 아이의 부모들은 ‘성조숙증 치료를 꼭 받아야 하는 것인가?’ ‘정말 치료가 가능한 것인가?’ ‘하필이면 왜 우리 아이에게 이런 증세가 나타나게 되었을까?’와 같은 질문만 한 뿐이다.

이에 대해 성조숙증을 진료하는 서정한의원 성장클리닉의 박기원 원장은 “뇌종양 등 다른 중요 질환이 동반되지 않는 한 성조숙증은 치료 시기만 놓치지 않는다면 정상 성장 곡선을 따라 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면서 “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친다면 닫힌 성장판을 열수 없으므로 치료는 거의 불가능하다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혹시 우리 아이가?’라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든다면 성조숙증 임상 경험이 풍부한 병원에서 성장예측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특히 성조숙증의 가족력이 있거나 체지방률이 높은 비만인 경우, 특히 성조숙증의 위험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검사 결과 성조숙증으로 판단됐다면 발병에 대한 원인 파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활 습관, 식생활 등을 점검해 위험요인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고 아울러 빨라진 생체시계를 천천히 할 수 있는 치료를 병행해 성조숙증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것이다.











콘텐츠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