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소환 영상] "이제 나라는 누가 지킬꼬" 지지자 오열

입력 2017-03-21 17:51 수정 2017-03-21 18:11

피의자 신분의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검찰에 출석했다.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나온 지 9일 만의 외출이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한 이날 서울 삼성동 자택 앞은 극도의 긴장감에 휩싸였다. 지지자 10여명은 두꺼운 외투를 껴입고 자택 앞에서 밤을 지새웠다.





박 전 대통령의 올림머리를 담당하는 정송주·매주 자매는 오전 7시 11분쯤 택시를 타고 도착해 자택으로 들어갔다.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은 오전 7시 40분쯤 자택에 도착했다.

사진=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날인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박 전 대통령 자택에서 전속 미용사 정송주 원장이 자택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태극기와 피켓을 든 지지자들은 "고영태를 수사하라"고 외치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지지자는 "박근혜 대통령보다 깨끗한 사람이 있으면 나와 보라"고 고성을 질렀고 또 다른 지지자는 "이 나라는 이제 누가 지킬꼬"라며 울먹였다.



사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날인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지지자들이 바닥에 누워있다. 뉴시스

경찰은 이날 박 전 대통령 자택 주변에 12개 중대, 1000여명의 경찰 병력을 투입했다. 오전 9시쯤에는 지지자 200여명이 운집했다.

오전 9시 15분, 박 전 대통령이 검찰청사로 출발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는 길에도 '올림머리'는 여전했다. 청와대를 나올 때 입은 옷과 같은 짙은 청색 코트도 입었다.




현장에서 취재하던 방송 카메라 기자들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승용차 뒷좌석에 오르면서 작은 목소리로 “아이고, 많이들 오셨네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은 앞뒤 경호 차량의 호위를 받으며 출발했다. 지지자들이 "대통령님 힘내세요"를 목놓아 외치자 박 전 대통령은 창문을 올린 채 이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을 태운 승용차는 약 8분 만인 오전 9시 23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청사 앞에 선 박근혜 전 대통령은 관계자들을 향해 인사하며 옅은 미소를 띠기도 했다. 전직 대통령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첫 소환된 박 전 대통령은 국민 앞에서 단 두 문장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쏟아지는 질문을 뒤로 한 채 청사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박 전 대통령은 오전 9시 35분쯤부터 약 2시간30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이어 오후 조사는 낮 1시10분쯤 재개됐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