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검찰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잠시 미소를 보였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웃는 얼굴이 확실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포토라인에 잠시 서서 단 두 문장의 대국민 메시지를 전할 때도 분명 침통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시계를 조금 돌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승용차에서 내리던 순간을 포착한 사진을 살펴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분명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눈매와 입꼬리가 미소를 증명해줬다.
검찰에 소환되는 상황에서 드러낸 미소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최근 국민일보는 '인간 박근혜'의 미소에 담긴 의미를 정신과 의사 등 전문가 분석을 통해 보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저녁 청와대에서 나와 삼성동 자택에 들어갈 때도 지지자들 앞에서 만면에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이해국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박 전 대통령은 갑작스러운 (양친) 상실의 경험에 대한 반응으로 실제 일어난 일을 분리시켜 자신과 상관없는 일로 새롭게 인식해버리는 해리 수준”이라며 “문제와 상황을 단순화해 다 남 탓이고 본인은 억울하다는 식으로 상황을 인식해 (지지자들 앞에서) 미소를 지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선용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정신과 교수는 “내가 항상 옳은데, 내가 틀렸다고 하는 다른 사람의 말을 인정하지 못하는 상태로 보인다”며 “자신의 감정을 감추기 위해 웃는 표정을 지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섭 안산연세병원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오래해 왔기 때문에)자기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포커페이스가 일상화돼 있다는 점에서 ‘의전형 인간’ 또는 ‘세리모니형 인간’”이라고 진단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