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백종국 교수·경상대학교 정치외교학과·사진)은 20일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와 김삼환 목사 등에게 공개편지를 내고 아들에게 담임목사직을 세습하지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
기윤실은 편지에서 "명성교회 청빙위원회와 김삼환 목사는 그동안 김하나 목사에게 담임목사직을 세습하려는 의도로 김삼환 목사님의 임기가 끝났음에도 담임목사 청빙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김하나 목사가 청빙과 합병을 공개적으로 거절했기에 19일 공동의회 결의는 무산됐다. 이제 더 이상 새노래명성교회와 김하나 목사에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기윤실은 "새로운 담임목사 청빙 절차를 진행해 달라"며 "예수 그리스도를 주인으로 삼은 공교회로서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으로 그렇게 해 달라. 합병이라고 해서 세습이 아니라는 주장은 거두어 달라"고 했다.
이어 "김삼환 목사님의 아들이 아니면 교회를 잘 이끌어갈 수 없다는 생각은 하나님에 대한 불신"이라며 "세습에 대한 생각을 접어야 하나님이 김삼환 목사님 이후 명성교회를 향해 가지고 계신 비전을 올바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후임목사 청빙 절차를 다시 시작함으로써 이 과정에서 하나님의 더 큰 뜻을 발견하시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기윤실은 김하나 목사에게 "목사님께서는 명성교회 공동의회가 열리던 19일 명성교회의 청빙요구를 여러 차례 거절했으며 교회합병도 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며 "저희는 그동안 목사님께서 일관되게 명성교회 담임목사직을 세습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비추어볼 때 그 선언에 진심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끝까지 이 소신을 지켜주시길 간곡히 부탁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당분간 명성교회와 아버지의 요청이 목사님을 강력하게 흔들 것"이라며 "하지만 저희를 비롯 많은 성도와 시민들이 목사님의 합병 및 청빙 거절을 응원한다"고 했다.
또 "무엇보다 하나님을 생각하고 옳은 길을 끝까지 지켜주시길 바란다. 명성교회 담임목사가 되지 않는 것만이 목사님과 아버지는 물론이고 명성교회와 한국 교회를 지키는 길임을 꼭 기억해 달라"고 덧붙였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