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대한 뇌물공여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3시간 넘는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뒤 19일 새벽 귀가했다.
전날 오후 2시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출석한 최 회장은 이날 오전 3시 30분쯤 조사실을 나와 미리 준비된 차를 타고 청사를 빠져나갔다. 검찰은 최 회장을 상대로 최순실(61)씨가 설립을 주도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111억원을 출연한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검찰은 최 회장이 2015년 광복절 특별사면과 면세점 사업권 획득,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시도 등 여러 경영 현안에 박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자금 지원을 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2월 박 전 대통령과 최 회장의 독대 직후, 최씨 측이 SK에 'K스포츠재단의 80억원 추가 지원' 요구를 한 배경도 핵심 조사 대상이다.
그러나 최 회장은 여러 의혹에 대해 재단 출연금에 대가 관계는 없었으며 부정한 청탁 또한 한 적이 없다고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 이외에도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미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433억원대(재단 출연금 204억원 포함)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롯데도 면세점 사업권 보장 등을 목적으로 43억원을 재단에 출연하고 75억원의 추가 지원금을 제공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21일로 예정된 박 전 대통령 소환조사를 앞두고 뇌물 혐의 입증을 위해 박 전 대통령과 삼성·SK·롯데 등과의 ‘대가성 자금 거래’ 의혹 집중 파헤치고 있다. 검찰이 SK와 롯데가 지원한 자금과 각종 특혜 사이의 대가성을 입증할 경우 최 회장과 신동빈 회장 역시 뇌물공여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檢, 최태원 SK그룹 회장 13시간 고강도 밤샘조사
입력 2017-03-19 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