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3시30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제2차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국민대회'를 가졌다. 주최 측 주장에 따르면 이번 집회에는 정광택·권영해 국민저항본부 공동대표와 정광용 대변인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조원진·김진태 의원 등 150만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하지만 광장에 모인 집회 참가자 숫자는 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분위기도 비교적 차분했다. 탄핵 직후 벌어진 과격 폭력시위로 사망자가 3명이나 발생한 점을 의식해 스스로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
주최 측은 새누리당 시도정당 창당에 이어 중앙당을 창당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무효라는 주장을 계속하면서 진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권 공동대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 선고를 축구경기의 전반점에서 발생한 실점에 빗댔다. 그는 "전반전에 졌다고 후반전 포기하는 팀 봤나"면서 "후반전에 전반전의 몇 배로 이기면 되는 것이다. 그들이 보는 앞에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우리가 아이디어가 없나 실천력이 없나. 하면 된다. 할 수 있다"고 참가자들을 독려했다. 이어 "불의와 거짓 세력들에게 경고하노니 시간이 조금 걸릴 뿐 반드시 정의는 이기고 진실은 파헤쳐진다"고 주장했다.
자유와통일을향한변호사연대 도태우 변호사는 "건국 70년 만에 밑에서부터 이뤄지는 애국정당 창당이라는 점에서 100여년 역사의 미국 공화당 창당과 닮았다"고 자평했다. 그는 "다음 주말이면 중앙당 등록이 가능하고 그 다음 주부터는 온라인 당원 가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 변호사는 "애국정당원 1만명이면 우리 역사를 바꾸고 10만명이면 아시아 역사를 고칠 수 있다"며 "함께 미국 공화당 역사를 따라 북한체제를 해방하고 박 대통령을 가슴에 품는 벅찬 발걸음을 시작해 나가자"고도 말했다.
대통령 대리인단으로 탄핵심판 과정에 참여했던 김평우 변호사는 미국에서 영상편지를 보내는 식으로 집회에 참여했다. 그는 "8대 0의 탄핵인용 결정이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며 "언론이 국민들에게 헌재 판결에 승복하냐 묻는 것은 의사표시 강요죄로 사상·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을 만난 소감도 전했다. 그는 "차마 얼굴뵙기가 민망하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박 전 대통령은 오히려 저를 보고 감사와 격려 말씀을 하셨다"면서 "제2의 건국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해 자유민주법치 대한민국을 되찾아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태극기 깃발을 흔들거나 몸에 태극기 망토를 두른 채 "탄핵 무효"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참가자들은 왼쪽 가슴에 '근조' 리본을 단 모습이었다. 이날 본 집회 개최 전인 낮 12시부터 지난 10일 서울 도심에서 탄핵반대집회 도중 사망한 회원들의 장례식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