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박단체가 탄핵반대집회 도중 숨진 회원들의 장례식을 치렀다. 이들은 사고로 사망한 회원들에게 '열사'라는 칭호를 붙였다.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는 18일 낮 12시부터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 일대에서 '애국열사 애국 국민장 영결식'을 진행했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를 내린 뒤 항의 집회에 참석했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회원 세 명을 위해서다.
경찰에 따르면 김모(72)씨는 선고 당일인 10일 오후 1시50분쯤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벌어진 집회 현장에서 경찰 소음관리차량 스피커에 머리를 맞고 사망했다. 집회에 참여했던 정모(65)씨가 경찰 버스를 가로채 운전하는 과정에서 차벽을 들이받았고 경찰 소음관리차량 위에 설치됐던 스피커가 김씨 머리 위로 떨어졌다.
또 다른 사망자인 김모(67)씨와 이모(74)씨는 같은날 경찰 차벽을 넘어 헌재로 향하는 집회 참가자 인파에 휩쓸려 압사 또는 질식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유족들과 종교 관계자 등을 포함해 국민저항본부 회원 30만명(주최 측 주장)이 참석했다. 정광택 국민저항본부 공동대표는 조사에서 "조국에 목숨을 바친 열사들의 애국심에 고개를 숙인다"며 "고개조차 들 수 없는 죄인이 된 우리는 열사들이 못다 이룬 한을 풀고 진실이 승리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말했다.
영결식을 마친 참가자들은 오후 1시10분부터 대한문 앞에서 을지로입구 사거리, 삼일교, 탑골공원, 종로2가 교차로, 낙원상가 등을 거쳐 안국동 사거리까지 행진을 시작했다. 선두에서는 태형 태극기와 성조기가 펄럭였고 행진 동안 애국가가 울려퍼졌다. 고인들을 실은 운구차와 리무진, 국민저항본부, 총구국동지회, 대령연합회, 각군사관학교 구국동지회 등이 행렬의 뒤를 따랐다.
이들은 사고가 발생한 안국역 사거리에 도착해 추모기도회를 가졌다. 이어 고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안국동 수운회관 앞 중앙분리대 화단에 태극기를 꼽는 행사를 진행했다.
본 집회는 이날 오후 3시30분쯤 다시 대한문 앞에서 이어진다. 집회 참가자들은 박 전 대통령 파면 자체가 무효라는 기존 주장을 거듭하면서 최근 추진 중인 새누리당 창당 관련한 결의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 137중대, 1만1000여명의 경력을 투입하고 집회 관리와 함께 사전선거운동, 불법 인쇄물 배부 등의 행위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