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일본 하네다 발 인천 노선 심야편 운항을 기념해 벌이는 이벤트가 논란에 휩싸였다. 도쿄 노선 변경을 알리는 경품 퀴즈의 보기 4개 중 1개가 문제가 됐다.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한항공의 패기’라는 제목으로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이벤트 퀴즈를 캡처해 올린 뒤 “하필 이벤트를 해도 격추당해 결번된 KE007편을 보기로 내다니 이벤트 담당자가 의도한 것인지 단순 실수인지 의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네티즌들은 “하청업체의 실수로 보인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실제 편명에도 없는 KE007을 넣은 건 알면서도 한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대한항공이 이벤트 보기로 든 KE007편은 1983년 9월1일 소련전투기에 의해 격추돼 승객 269명이 희생된 대한항공 여객기이다. KE007편은 뉴욕에서 앵커리지를 거쳐 인천에 오전 6시5분 도착 예정이었다. 하지만 KE007편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날 오후가 돼서야 소련에 격추된 사실이 알려졌다.
이날 KE007편은 원래 항로를 이탈해 소련 상공에 떠 있었고 소련은 3대의 전투기를 출격시켜 미사일로 KE007를 격추했다. 이 사건은 당시 엄청난 국민적 슬픔과 분노를 불러왔다.
대한항공 측은 이벤트 퀴즈가 논란이 되자 이날 오후 4시 보기를 KE007에서 KE901편으로 수정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벤트를 준비한 직원들이 미처 확인하지 못해 부적절한 표현이 그대로 나가게 됐다"고 밝혔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