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가짜뉴스’가 한 대학 교수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
성추행을 한 동료 교수가 제자에게 허위 대자보와 헛소문을 퍼트리게 했고 전도유망한 30대 교수는 괴로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은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6개월 만에 진실을 밝혀냈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허위 내용을 유포한 혐의(명예훼손)로 부산 모 대학 학생 A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전공분야가 다른 S교수를 잘 알지 못하면서도 마치 S교수의 성추행 장면을 직접 목격한 것처럼 대자보를 쓴 혐의다.
성추행은 지난해 3월 말 야외 스케치 수업 이후 벌어진 술자리에서 발생했다. 이날 성추행에 연루된 강사가 그만 두면서 사건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성추행한 교수가 더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숨진 교수가 거론됐다. 이에 술자리에 동석한 다른 교수와 피해자는 그가 성추행하지 않았다는 진술서를 썼고, 사건은 일단락 되는 듯 했다.
그러나 5월에 학내에 거짓 내용의 대자보가 붙고 성추행 당사자로 지목된 교수는 6월 7일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6월 이 대학 다른 교수의 부탁을 받고 S교수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하는 대자보를 캠퍼스에 게시했다.
이에 유족들은 S교수의 결백을 밝혀달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대자보를 붙인 A씨는 졸업을 앞두고 지난달 퇴학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