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야 3당의 개헌 합의를 정략적 정치행위라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어제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등 세 당 원내대표가 모여 개헌 합의를 했다는 사실을 기자들을 통해 알게 됐다”며 “저를 제외하고 어떻게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건지 잘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개헌에 긍정적인 편이다. 이원집정부제는 아니지만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정부에 과감하게 이양하는 그런 개헌을 선호한다. 대통령제가 갖고 있는 폐해를 좀 극복해야겠다는 생각은 오래 전부터 갖고 있었다”며 “그런 저를 제외하고 그렇게 세 분이 모여서 하니까 이게 좀 정략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며 자신에게 연락조차 하지 않은 야 3당을 꼬집었다. 또 “지금 한 명이라도 더 끌어들여야 되는 거 아닌가? 그렇기에 더욱 잘 이해가 안 간다”고 덧붙였다.
우 원내대표는 개헌을 60일 안에 해결하자는 일부 국회의원들의 행동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지금 각 당이 대통령 후보 경선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현재 국회에서는 법안도 제대로 심의를 못하는 상황”이라며 “그런데 어떻게 대선 전에 개헌을 하고 그 바뀐 개헌안으로 대통령을 뽑을 수가 있겠나. 개헌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에 무슨 법안 하나도 통과시키려면 1, 2년씩 걸리는 국회가 어떻게 개헌을 60일 안에 뚝딱 하고 그에 따라 바뀐 권력구조의 헌법대로 대통령이나 수상을 뽑고 그럴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또 “예를 들어서 이원집정부제를 한다면 내각제 요소를 살리기 위해 대통령 선거만 하는 게 아니라 국회의원 선거도 다시 해야 된다”며 “그런데 국회의원들이 자기가 그만 둘 생각은 안 하고 있다. 의원내각제, 이원집정부제 하자고 한다면 국회부터 해산해야지, 그런 준비를 전혀 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대통령을 못 믿겠다면 저희 당을 믿어라. 국회 4당이 합의하면 개헌을 할 수 있다. 개헌의 시작은 국회다”라며 “더불어민주당은 당론으로 2018년 지방선거에 개헌을 못 박았다. 당 대표가 바뀌어도 당론은 유효하다. 개헌 협약서도 쓸 수 있다”고 밝혔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