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만점' 서울의 11개 동네 책방길 걸어보세요

입력 2017-03-16 12:23
연남 책방길 지도.

'책방만일' '한강문고' '개똥이네책놀이터'….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는 이처럼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놀이터 같은 책방들이 숨어 있다. 
홍대앞에는 '숨어있는 책' '사적인서점' '경의선책거리' '한양툰크' 등 젊음이 넘치는 홍대 특유의 정서를 공유한 책방들이 있다.

이들 동네책방들은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의 거센 파도 속에서 힘겹게 동네를 지키며 주민들의 문화쉼터이자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16일 이 같은 서울의 동네 책방들을 걸어서 탐방하며 주변의 먹거리, 볼거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서울 책방길'  11곳을 소개했다.

서울 책방길 11선(選)은 인터넷 서점이나 대형서점에 밀려나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는 동네책방의 숨겨진 매력과 ‘걷는 도시, 서울'의 강점을 결합해 만든 새로운 테마보행코스다.

시민들에게는 새로운 독서체험의 기회를, 동네책방에는 경쟁력 회복의 계기를 제공하기 위한 취지에서 서울 책방길을 발굴했다고 시는 밝혔다.

11개 코스는 시민들이 직접 발굴했다. 지난해 11~12월 동네 책방 운영자가 길잡이가 돼 시민들과 함께 10회에 걸쳐 동네 책방을 탐방하고 일대 문화공간을 산책하면서 최적의 코스를 선별했다.

연남 책방길에서는 인문, 철학 전문 책방, 여행 전문 책방, 시각예술 전문 책방 등 연남동의 또다른 얼굴을 만날 수 있다.

이대앞책방길은 책과 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서점부터 추리소설, 시집만 판매하는 고집있는 서점이 염리동 언덕에서 이대 앞 골목길로 이어진다.

경복궁 책방길에서는 1934년 문을 연 국내에서 가장 유서 깊은 책방 ‘통문관’부터 개인의 서재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작은 책방을 만날 수 있다. 책방 사이에 숨어있는 박물관과 미술관을 둘러보는 재미도 맛볼 수있다.
 
각각의 매력을 지닌 작은 책방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해방촌 책방길', 1970년대를 재현한 책방 등 고유한 분위기의 색다른 책방을 만날 수 있는 ‘이태원 책방길'도 있다.

종로 책방길은 젊은 감각의 독립 서점과 역사가 된 헌책방거리가 있고 혜화 책방길은 ‘책방이음' ‘노말에이' ‘책방풀무질' 등 오랜 시간 지성의 오아시스 역할을 해온 책방을 만날 수 있다.

관악 책방길은 오래된 헌책방, 인문 사회과학 서점, 고시 전문 서점 등 시대와 세대를 넘어 다양한 독자층을 포용하고 있는 책방거리다. 강남 책방길에서는 트랜디한 책방부터 정감 가는 동네 책방까지 서점의 다양한 감각을 확인할 수 있다.

'책방산책 서울' 표지.

시는 서울 책방길 11선을 묶어 ‘책방산책 서울'이란 책으로 발간했다. 이 책에는 독서 문화의 실핏줄인 동네 책방이 가진 아기자기한 매력 뿐 아니라 존폐 위기를 말할 만큼 어려운 동네 책방의 현실, 책방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운영자들의 땀과 애환이 가감 없이 담겨 있다.
이정수 서울도서관장은 “동네 책방은 시민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지역 커뮤니티 공간이며 대형 서점에서는 맛볼 수 없는 고유의 매력과 재미가 있다”며 “다양한 개성을 갖춘 11개 책방길을 걸을 때 시민은 책읽기의 새로운 즐거움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네 책방은 새로운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망원 책방길.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