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사저 아니고 자택' 제대로부르기 운동이 시작됐다

입력 2017-03-15 11:40

최근 청와대를 떠난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이슈는 현재 머무는 곳에서부터 나온다. 친박 지지자들은 매일 그곳에 모이고, 그곳을 드나드는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을 받고 있다. 취재진도 그곳에 진을 치고 있다. 현재 그곳을 부르는 단어는 두 가지다. '사저'와 '자택'이 혼용되고 있다. 

지상파 방송과 포털사이트에서 '사저'라는 단어가 여전히 사용되고 있어 이 표현이 좀 더 익숙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네티즌 사이에선 처음부터 "사저란 표현은 틀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치권도 이제야 그 지적을 수용하고 있다.

15일 포털사이트에 제공된 언론사 기사를 살펴보면 '박근혜 사저'와 '박근혜 자택'이라는 두 가지 표현이 사용되고 있다. 이날 전송된 <'박근혜 환영' 사저 앞 현수막 철거한 직장인 2명 입건>이라는 사건 뉴스에는 사저란 단어가, <[단독] 최순실, '삼성동 자택' 관리 정황…집기 처분까지>라는 보도에는 자택이 있었다.
헌재의 탄핵인용으로 판면을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택으로 돌아온지 3일째인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에는 불이 켜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소셜미디어에서 사용하는 단어도 제각각이다. 트위터에서 '박근혜 사저'와 '박근혜 자택' 두 단어를 검색하면 몇 분 간격으로 비슷한 양의 검색 결과가 나온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지도 서비스에도 서울삼릉초등학교 인근을 검색하면 '박근혜 대통령 사저'라고 적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현재 머무는 곳을 '사저'라고 부르는 것은 틀린 표현이다. 이미 수많은 네티즌이 이런 지적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저녁 청와대를 떠나 집으로 가던 날, KBS MBC SBS 지상파 방송 3사가 '사저  생방송'을 했을 때부터 그랬다. '사저'라는 단어가 들어간 기사에 달린 댓글에도 비슷한 지적이 많다. 그래도 KBS MBC는 여전히 사저라는 표현을 버리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는 더 이상 '관저(청와대)'가 없다. 사저는 공적 거처인 관저가 있을 때 사적인 거처를 관저와 구별해 부르는 표현이다.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머물 자격을 상실했고, 이는 그에게 관저가 사라졌다는 뜻이다. 지금 박 전 대통령에게는 삼성동 집이 유일한 거처다. 따라서 관저가 없는 마당에 삼성동 집을 '사저'라고 부르는 것은 맞지 않는다.

바른정당 대선주자 유승민 의원은 15일 당 연석회의에서 "청와대에 계실때는 사저라고 불러도 되는데, 사저라는 말은 관저에 가 있을 때 사저가 있는 것이다. 이제는 자택이라고 부르는 게 맞는다"며 "사저 정치라고 하는데 사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저 정치라는 말에 대해 우리 당부터 사소한 것이지만 하나씩 하나씩 바로 잡아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덧붙였다.
바른정당 김무성(왼쪽) 의원과 유승민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