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마이켈 ‘슈퍼세이브’… 인구 30만 소도시 레스터의 기적

입력 2017-03-15 09:05
레스터시티 골키퍼 카스퍼 슈마이켈 자료사진. AP뉴시스

결승골보다 중요한 선방이었다. 골키퍼의 페널티킥 방어 하나가 인구 30만의 영국 중부 소도시 레스터의 기적을 만들었다. 골키퍼 카스퍼 슈마이켈(덴마크)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레스터시티를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으로 이끌었다.

 레스터시티는 15일 레스터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 세비야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홈경기에서 2대 0으로 승리했다. 지난달 23일 원정 1차전에서 세비야에 1대 2로 패배했지만 2차전 승리로 최종 전적 1승1패의 균형을 이뤘다. 최종 스코어 3대 2로 열세를 뒤집고 극적으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레스터시티는 창단 132년 만에 처음으로 이 대회 본선을 밟았다. 결승전이 ‘꿈의 무대’로 불리는 세계 최고의 클럽축구 이벤트다. 레스터시티는  2015-20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한 자격으로 이 대회 본선 진출권을 쟁취했다. 리그 우승 역시 창단 이후 처음이었다. 지난 시즌의 가파른 상승세는 올 시즌 한풀 꺾였지만 이 대회에서만큼은 달랐다.

 레스터시티는 8강 2차전에서 전반 27분 웨스 모건, 후반 9분 마크 알브라이튼의 릴레이 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두 번째 골을 넣은 뒤부터는 세비야의 파상공세에 시달렸다. 하지만 대형의 최후방을 지키는 수문장 슈마이켈은 세비야에 단 한 골도 허락하지 않았다.

 슈마이켈은 세비야의 슛을 모두 방어했다. 페널티킥 선방은 ‘슈퍼세이브 쇼’의 백미였다. 슈마이켈은 자신의 반칙으로 허용한 후반 40분 페널티킥 위기에서 세비야 키커 스티븐 은존지의 슛 방향을 예측하고 정확하게 가로막았다. 실점했을 경우 연장전에 돌입할 수 있었지만, 슈마이켈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결승골보다 중요한 선방이 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