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서브프라임오토론 공포… 미국 자동차대출 최악 손실율

입력 2017-03-14 16:50
달러화 자료사진. 픽사베이 제공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렀다면 이젠 자동차대출이 우려를 낳고 있다.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에게도 마구 주택담보대출을 남발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이어 서브프라임 오토론(비우량 자동차대출)에 의한 제2의 금융위기 촉발 가능성이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1월 미국의 서브프라임 오토론 손실율이 9.1%를 기록해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손실율 8.5%보다 더 악화된 수치로, 차를 담보로 돈을 빌린 사람들의 채무불이행으로 대출금 회수가 악화된 탓이다.

자동차금융은 영·미권 경기회복과 저유가 흐름을 타고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3분기 말 미국의 오토론 잔액은 1조100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8.6% 증가했으며 영국도 지난해 신규 오토론 취급액이 316억 파운드를 기록해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미국의 경우 신용점수 620 이하의 저신용자들의 오토론 연체율이 3.6%를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나빠졌다고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지적했다.

서브프라임 오토론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마찬가지로 채권을 자산유동화증권(ABS)으로 묶어 투자자에게 재판매한다. 연기금이나 금융회사들이 수익을 위해 이를 보유하는데 만일 채무불이행이 늘어나면 연쇄적으로 부실화된다.

국내 오토론은 지난해 3분기 캐피탈사 기준으로 19조3000억원 규모를 기록해 2012년 14조원보다 5조원 이상 늘어났다. 지금은 캐피탈 같은 여신전문회사 뿐만 아니라 시중은행이 모바일 앱을 통해 자동차대출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신한은행 ‘써니 마이카 대출’ NH농협은행 ‘NH간편오토론’ 우리은행 ‘위비모바일오토론’ KEB하나은행 ‘1Q오토론’ 등이 출시돼 있다.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책에서도 오토론은 나홀로 빠져있는 상황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혜미 수석연구원은 “경기침체와 금리상승으로 상환능력 저하 가능성이 있으니 건전성을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